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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불교와 인연이 깊은 ‘모감주나무’



 

따사로운 여름 햇살 아래, 황금빛에 가까운 꽃이 피어 있습니다. 샛노란 색깔이 봄날의 개나리를 생각나게 하는데요, 작은 꽃이 수없이 달려 있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황금을 연상시키는 이 나무의 이름은 ‘모감주나무’입니다. 여름철인 6월과 7월 사이에 화려하게 꽃을 피우는데요, 한동안 꽃을 보고 있노라면 금비가 내리는 것 같다하여 'Goldenrain tree'라는 영어 이름을 갖고 있습니다. 예쁜 꽃 때문에 조경수로 사랑받고 있는 모감주나무, 숲드림이 그 이름과 열매에 얽힌 이야기를 지금부터 들려드리겠습니다. ^^



모감주나무는 열매 때문에 예부터 불교와 인연이 깊습니다. 화려한 꽃이 지면 검은빛을 띠는 콩알만 한 크기의 열매가 맺는데요, 완전히 익으면 돌처럼 단단해지는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쓰면 쓸수록 더욱 반질반질해 지는 특징때문에 염주의 재료로 쓰입니다.  



모감주나무는 옛날에는 '묘감주나무'와 '묘각주나무'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불교와 연관 있는 ‘묘감’과 ‘묘각’이라는 단어에 구슬을 의미하는 ‘주’가 붙어 불리게 된 이름입니다. 



'묘감'은 중국 선종의 중심사찰이었던 영은사 주지스님의 법명이었으며 '묘각'은 불교에서 보살이 가장 높은 경지에 도달한 상태를 표현하는 것으로, 그만큼 불교에서 모감주나무를 중요하게 생각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금강자라는 또 다른 이름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금강이란 말은 금강석의 단단하고 변치 않은 특성에서 유래된 것으로, 모감주나무 열매의 단단한 특성을 나타냅니다. ^^


고려시대 숙종 임금이 절에 머물면서 금강자와 수정염 주각 한 꾸러미를 시주하였다는 것과 조선시대에는 명나라 사신이 태종에게 금강자 3관을 예물로 바쳤다고 기록을 통해 모감주나무의 또 다른 이름이 금강자였다고 전해집니다. 

 
 

이처럼 모감주나무의 열매는 우리나라 왕실 뿐 아니나 중국에서도 귀중한 염주재료로 사용되었는데요, 다른 나무로 만든 염주보다 모감주나무 열매로 만든 염주는 스님들의 사랑을 받았다고 합니다. 또한 옛날 중국에서는 덕이 높은 선비가 죽으면 선비의 기개를 기리기 위해 모감주나무를 심었다고도 전해집니다. 



모감주나무의 화려한 꽃이 지고 난 뒤 맺은 열매가 염주로 사용되고 있음을 소개해 드렸는데요, 재미있게 보셨나요? 앞으로 조경수로 심어진 모감주나무를 보게 되면, 화려한 꽃만 보지 마시고 꽃이 진 뒤에 볼 수 있는 열매도 주의 깊게 관찰해 보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