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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여름철 휴가에서 걸린 눈병, 자연 치료약 물푸레나무!

<생활에 큰 불편을 가져다주는 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자연치료약이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산이나 바다로 떠나는 이들로 분주한 요즘, 휴가지만큼이나 붐비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안과입니다. 여름철에는 세균번식이 쉽고 물놀이 등으로 다른 사람들과 접촉이 많아서 눈병이 잘 생기고 전염도 빠르다고 하는데요. 휴가철 여행지에서 생긴 눈병을 친환경 약을 이용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즐겁게 휴가를 보내고 나서 눈병으로 고생하는 분들을 위한 친환경 명약, 그 비밀은 물푸레나무에 있습니다. 물푸레나무에는 안구충혈이나 결막염, 트라코마와 같은 세균성 안질환 등 눈병을 비롯한 다양한 병에 뛰어난 효과가 있어 예로부터 한방에서 즐겨 사용하는 약재입니다. 오랫동안 사람과 함께 해온 물푸레나무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장 오래된 화성 전곡리의 물푸레나무로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사진: 문화재청


물푸레나무는 우리나라 산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낙엽교목입니다. 물푸레나무는 전 세계에 70여종이 분포하고 있는데, 소담스럽게 흰 꽃을 피우는 물푸레나무는 오직 북반구에서만 자랍니다. 성장할 때에는 밝은 빛을 좋아하고 추위에 강하며 비옥하고 습기가 있는 곳에서 잘 자랍니다.


물푸레나무의 목재는 결이 단단하여 깨지거나 갈라지지 않고 잘 부러지지 않는 특성 때문에 악기나 운동 용구의 재료로 쓰입니다. 또한 원목가구 재료로도 많이 이용되고 있습니다. 물푸레나무를 석단이라고도 불렀는데 그 이유는 돌로 만든 벼루 대신 이 나무로 벼루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과거 우리나라의 선비들은 가볍고 튼튼한 물푸레나무로 만든 벼루를 나들이 때 꼭 챙겼다고 하지요.


물푸레나무는 악기, 가구 외에도 약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동양에서는 물푸레나무의 뿌리와 줄기, 나무껍질인 수피를 약재로 즐겨 사용해왔습니다. 해열, 진통, 소염, 수렴 등의 효능이 있어 류머티스, 통풍, 기관지염, 장염, 설사, 이질, 대하증 등 이용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눈병을 치료할 때 물푸레나무를 사용했습니다.


<물푸레나무 수액을 안약 넣듯 눈에 자주 넣으면 여러 가지 안질환을 막을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물푸레나무 껍질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나와 있는데 '간의 열이 오래되어 눈알이 충혈 되고 붓고 아픈 증상이나, 바람을 쐬면 눈물이 그치지 않는 풍루를 낫게 한다. 녹내장과 백내장을 없앨 수 있다. 진피를 달여 눈을 씻으며 정기를 보하고 눈을 밝게 한다'라는 구절이 있지요. 


물푸레나무의 껍질은 성질이 차고 맛이 쓰며 독이 없기 때문에 주로 몸에 생긴 열로 인한 증상에 특효입니다. 세균성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도 그만이죠. 특히 선조들은 눈에 질환이 생겼을 경우 물푸레나무의 도움을 받았다고 해요. 눈이 충혈되거나 결막염 등에 물푸레나무 껍질을 달여 얇은 천에 서너 번 걸러 낸 물로 눈을 자주 씻거나, 물푸레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어 받은 수액을 안약처럼 이용해 눈병을 치료했다고 합니다. 




물푸레나무 수액은 눈을 맑게 하고 시력을 도와주기 때문에 꾸준히 눈에 넣어주면 시력도 좋아지고 눈병 예방에도 그만입니다. 동의보감에 나왔던 것처럼 백내장이나 녹내장 치료에도 효과가 있어 물푸레나무 수액에 죽염과 꿀을 더해 얇은 천에 걸러 하루 4~7번씩 꾸준히 눈에 떨어뜨리면 좋은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는데요. 물푸레나무의 효능을 알고 있는 노인들이나 민간요법을 진료에 접목하는 한의사들은 물푸레나무의 성분을 이용해서 안질환을 치료하기도 한답니다. 


이뿐만 아니라 안검 안에 염증이 생긴 급성화농성질환, 우리가 흔히 다래끼라고 말하는 맥립종도 물푸레나무가 있다면 치료 가능합니다. 한의학에서 맥립종은 비위에 끈적거리는 습기를 머금은 나쁜 습열을 원인으로 보는데, 물푸레나무껍질과 대황을 2:1 비율로 끓여 복용하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결막염 등 눈병에 좋은 효능을 가진 물푸레나무/ 사진:국립산림과학원>


최근 물푸레나무는 주로 가구 재료로 많이 사용되는데요. 과거에는 물푸레나무로 소의 코뚜레를 만들고, 각종 연장의 자루, 배와 수레를 만드는 데도 이용했답니다. 뿐만 아니라 물푸레나무 달인 물로 먹을 갈아 글씨를 쓰면 천 년을 지나도 색이 바래지 않는다고 하죠. 물푸레나무를 태운 재는 염료로도 요긴하게 사용했습니다. 옛날 산속의 수도승들은 물푸레나무를 태워 재를 물에 풀어 옷을 염색하면 파르스름한 잿빛을 띠며 잘 바래지 않아 최상 등급의 승려복이 되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용도로 오랫동안 사용되어 온 물푸레나무에 대해 더 잘 알고 보호하는 것은 물푸레나무에게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들의 의무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