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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광복절, 다시 되새겨 보는 나라 꽃 무궁화!



지난 8월 8일은 우리 나라의 국화(國花), 무궁화의 날이었습니다. 옆으로 누운 8자가 무한대의 무궁(無窮; 공간이나 시간 따위가 끝이 없음)을 상징해서 8월 8일이 무궁화의 날로 지정되었다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무궁화의 날인지 모르고 지나쳤습니다. 

 


무궁화의 날은 2006년, 나라사랑 무궁나라 어린이 기자단 어린이들이 “우리나라에는 왜 무궁화의 날은 없나요?”라고 질문한 것이 계기가 되어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호기심 많은 어린이들의 무궁화 사랑으로 만들어진 뜻 깊은 날인 셈이죠. 무궁화는 나라 꽃임에도 불구하고 무궁화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요. 이는 일제강점기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무궁화에 대해 잘못 된 정보를 유포했기 때문입니다. 8월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겨레의 꽃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우리 민족의 꽃 무궁화에 대해 살펴보는 기회를 갖겠습니다. 





한국의 국화인 무궁화가 우리 민족과 오랫동안 인연이 깊었다는 사실은 여러 문헌에 나와 있습니다.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지금으로부터 4200년 전에 쓴 고대 지리책인 산해경 아홉 번째 책 ‘해외동경’에서 무궁화에 대한 옛 기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군자의 나라가 북방에 있는데, 그들은 옷을 깔끔히 입고 칼을 차고 짐승을 먹이고 호랑이를 곁에 두고 부리며 사냥하기를 좋아하고 다투기를 좋아한다. 또 그 나라에는 '훈화초'가 많은데 아침에 피고 저녁에 시든다' 라는 구절이 있는데요. 군자의 나라는 우리나라이고, 훈화초는 무궁화를 의미합니다. 고조선의 건국을 기원전 2333년으로 보면 4346년 전 우리나라 곳곳에 무궁화가 자라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무궁화는 또 다른 큰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국인 신부 리처드 러트가 쓴 <풍류한국>이라는 책에 의하면 프랑스, 영국, 중국 등과 같은 나라들은 국화(國花)가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만들어졌으나 우리나라만 유일하게 황실이나 귀족의 꽃이 아닌 백성의 꽃이 국화(國花)로 정해졌다고 전합니다. 


무궁화가 국화로 국가기관에서 결의하거나 법령 등으로 공포한 것은 아니지만, 이홍직의 <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무궁화는 구한말부터 우리나라 국화로 인식되었는데 국가나 일개인이 정한 것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무궁화는 자연발생적으로 겨레의 얼과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꽃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일제 강점기에 일본은 무궁화를 없애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지요. 일부 사람들이 믿고 있는 무궁화에 대한 잘못된 이야기들은 그때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사진: 대한무궁화중앙회>


일제 강점기에 만주나 상해로 떠난 독립지사들이 광복과 구국의 상징으로 무궁화를 내세우자 일본은 무궁화를 있는 대로 불태워버리고 뽑아 없애버리는 만행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일본은 무궁화를 ‘눈에 피 꽃’이라 하면서 보기만 해도 눈에 피가 난다는 거짓 선전을 했고 ‘부스럼 꽃’이라 하여 닿기만 해도 부스럼이 생긴다고 하는 등 유언비어를 퍼뜨렸습니다. 


또한 일본은 무궁화 나무에는 진딧물이 많이 발생해 관리가 힘들다는 이유로 우리나라 곳곳에 있던 무궁화를 뽑아내고 관리가 쉬운 관상수나 가로수로 대체하기도 했는데요. 근래의 농촌진흥청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무궁화가 다른 나무보다 진딧물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얼마간 놔두면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가 나타나 진딧물을 없애기 때문에 굳이 없앨 필요가 없다고 합니다. 일본이 자연스러운 생태계의 흐름을 이용해서 우리 민족의 얼이 담긴 꽃을 비난하고자 한 것뿐이죠.


심지어는 무궁화 액자를 집안에다 걸어놓으면 액운이 끼고, 사람의 몸에 무궁화 꽃가루가 묻으면 눈병이나 피부병이 난다며 온갖 중상모략으로 일삼으며 무궁화에 대한 말살정책을 폈는데요. 인류역사 상 민족의 이름으로 특정식물이 가혹한 수난을 겪은 일은 우리나라의 꽃 무궁화가 유일하다고 합니다.

 


이런 일제의 탄압 속에서도 무궁화를 통해서 민족의 얼을 일깨워주고 더 널리 퍼뜨렸던 두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우호익과 남궁억이라는 분들인데요. 우호익 선생은 무궁화를 학문적인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무궁화의 사적 가치를 고찰하고 위상을 정립하는데 공헌했고, 남궁억 선생은 일제의 눈을 피해 묘목을 길러 전국에 나누어 구국의 혼을 불러 일으키는데 앞장섰다고 합니다. 


정원•학교•도로변•공원 등의 조경용과 분재용 및 생울타리로 널리 이용되는 무궁화는 일찍이 솔로몬이 ‘샤론의 장미’라 하며 찬양한 꽃이었고 동서고금의 으뜸식물로 꼽혔습니다. 미국의 국회의사당에서는 가로수로 가꾸고 있으며 그토록 핍박하던 일본조차 무궁화를 가로수로 쓰고 있다고 하는데요. 


무궁화의 학명은 Hibiscus syriacus 히비스쿠스(Hibiscus)'는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 `히비스(Hibis)'와 그리스어 `이스코(Isco)'의 합성어로, '아름다운 여신을 닮았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식물입니다. 품종에는 200여 종이 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것은 160여종 정도입니다. 우리나라의 순수 무궁화 꽃은 단심계, 아사달계, 배달계가 있다고 하죠.  6월 25일 즈음에 피기 시작하여 8월 15일 광복절 즈음까지 100일 동안 꽃을 피웁니다. 항상 아침에 떠오른 태양을 보고 꽃을 피우며, 동쪽을 보고 피고 지는 유일한 꽃이 무궁화라고도 하지요. 




<광화문에서 열리고 있는 “나라꽃 무궁화 축제” / 사진 : 산림청>


우리나라꽃 무궁화에 담겨 있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니 문득 무궁화가 보고 싶어지는데요.무궁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나라 사랑 정신을 되새기는 '나라꽃 무궁화 축제'가 전북 완주를 시작으로 8월 18일까지 전국 5개 지역에서 열립니다. 1991년부터 진행된 무궁화 전국축제는 이번이 23번째 행사로 매년 무궁화가 만개하는 7월말부터 시작되는데요. 올해 무궁화 우수분화 품평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대전시의 무궁화를 비롯해서 다양한 무궁화 품종을 볼 수 있고, 일제강점기나 한국 전쟁 이후 무궁화는 우리 곁에 어떻게 살아남아 함께 하고 있는지도 만날 수 있는 전시행사와 무궁화 꽃누르미로 부채를 장식하거나 무궁화에서 추출한 염료로 손수건 염색하기 등의 체험행사와 이벤트 행사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득합니다. 현재 무궁화 축제는 서울 광화문과 대구광역시, 경기도 수원시에서 무궁화 축제를 즐길 수 있는데, 서울 광화문 무궁화전시회는 15일까지며, 8월 15일, 16일에서 18일 사이에 열립니다.


광복절을 맞아 가족과 함께 가까운 무궁화 축제를 찾아보며 무심하게 생각해왔던 우리의 꽃 무궁화에 대해 다시 한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요? 오랫동안 우리 민족의 사랑을 받아온 무궁화가 여전히 우리 옆에서 건재하며 아름다움을 지키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나라사랑의 마음까지 되새겨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네요! 예쁜 나라 꽃 무궁화를 보면서 색다른 아름다움을 즐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