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산은 어떻게 우리를 기분 좋게 해줄까요?




산은 남녀노소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습니다. ‘산’은 어떤 의미이기에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것일까요? 산은 육지에서 주변 지면보다 수백 미터 이상 높고 복잡한 구조를 가진 지형을 일컫습니다. 3,000미터 이상이 고산(高山), 1,000~2,000미터가 중산(中山), 500m 정도가 저산(低山)으로 각각 분류되죠. 이 산들이 연속적으로 이어진 지형을 산맥(山脈)이라 부르며, 불연속적으로 널리 분포되어 있는 지대는 산지(山地)라 합니다. 이처럼 산은 ‘평지에서 높이 솟아오른 땅’을 말합니다. 다시 말해 ‘산’ 역시 땅에 속하는 곳이에요. 그렇다면 ‘높은 땅’인 산이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 중 하나인, 우리를 기분 좋게 하는 이유에 대해 알려 드릴께요. 


<사진만 봐도 마음이 편안해지지 않으세요?>




높은 산에 오르면 상쾌하고 청량한 기분이 들죠? ‘대한보건협회’에 의하면 실제로 산에 다녀온 뒤 이튿날 혈액검사를 해보면, 만족감과 자신감 등 긍정적 감정을 느끼게 해주는 ‘베타 엔도르핀’의 혈액 내 함유량이 10~20% 상승한 것으로 나타납니다. 늘 바쁜 일정에 쫓기며 정신 없이 달려야 하는 평지의 일상을 잠시 내려두고, 산길을 따라 쉬엄쉬엄 걷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차분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산에 가면 기분 좋은 ‘베타 엔도르핀’이 샘솟습니다>


평평한 땅을 일구어 농작물을 재배하듯, ‘높은 땅’ 산에서는 목재, 버섯 등 다양한 임산물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임산물은 곧 경제와 직결되죠. 특히 지난 5월 한•중 FTA 협상이 개시되면서부터는 국내 임업경쟁력 강화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졌습니다. 지난 10월 8일 발표한 산림조합중앙회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임산물 수출 규모는 2년 전인 2010년에 비해 58% 증가한 2억4,500만 원이었습니다. 중동과 일본 등지로 수출되는 건축용 목재부터 표고버섯, 인삼에 이르기까지 다종의 임산물들이 향후 대한민국 경제에서 효자 노릇을 해줄 것입니다. 이와 함께 한국임업진흥원의 활약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고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효자 임산물인 표고버섯>


이렇게 산은 우리의 정신건강, 육체건강, 그리고 경제활동까지 좋게 해줍니다. 이런 기분 좋은 산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나무’입니다. 




우리말 ‘숲’은 ‘수풀’(나무와 풀이 우거진 곳)이 줄어들어 만들어진 단어라고 합니다. 숲을 뜻하는 영단어 ‘forest’는 고대 라틴어 ‘foris’(바깥)에서 유래됐죠. 공원을 뜻하는 ‘park’(에워싸인 곳)와 대비되는 단어로, 옛 사람들은 아무런 경계에 둘러싸이지 않은 시원하고 상쾌한 숲으로 나가 자연의 바람을 쐬며 기분 좋은 휴식을 취했을 것입니다. 휴식을 위한 최적의 장소로 바로 숲을 꼽는 이유겠죠. For rest, Forest! 


<빌딩숲 말고 진짜 숲을 걸어본 적이 언제인가요?>


숲길을 걸으면 인지능력이 향상된다는 흥미로운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팀이 20대 남녀 60명에게 숲길과 도심을 걷도록 한 뒤 ‘선추적검사(Trail Making Test Part B)’라는 것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숲길이 제공하는 정신적 심리적 효과를 과학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진행됐습니다. 숲길을 걸은 30명은 평상시보다 긴장감, 우울감, 분노, 적대감, 피로감, 혼란 등이 감소하며 인지능력이 20%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도심을 걸은 30명은 오히려 평상시에 비해 부정적 감정들이 증가하고, 인지능력은 소폭 줄어들었죠.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숲길에서 경험하는 녹색, 빛, 소리, 공기 등 다양한 물리적 환경이 인간의 스트레스와 심리적 피로감을 감소시켜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SCI)급 국제 저널인 <숲 연구 스칸디나비안 저널(Scandinavian Journal of Forest Research)>온라인판에 게재되기도 했습니다. 


<숲이 발하는 녹색 빛은 우리의 인지능력을 상승시키고 긴장감을 완화시켜 줍니다>


숲에서는 나무들이 내뿜는 살균물질 ‘피톤치드(Phytoncide)’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피톤치드의 주 성분인 테르펜(Terpene)은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피부질환의 독성을 중화하는 작용을 합니다. 또한 인체 면역세포인 자연살해세포(NK세포)를 활성화하여 항암작용을 돕고, 천식과 폐결핵 치료에도 도움을 주죠. 그래서 요즘엔 산림욕(산림욕•삼림욕 모두 국립국어원에서 동의어로 인정한 단어랍니다)을 즐길 수 있는 휴양림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탁한 매연 대신 맑은 피톤치드 속에서 거닐어 보세요>




올해 1월~10월 서울대학교 도서관 대출 1위 서적은 <총, 균, 쇠>라고 합니다. 인류 역사의 흐름을 무기, 병균, 금속 등 세 가지로 요약해 풀이한 인문교양서이지요. 임업을 만약 세 가지로 요약한다면 지금까지 소개해드렸던 산, 숲, 나무가 될 것입니다. 이 셋은 임업의 기본이기도 하지만,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쉼표 같은 것이죠. 쉼표 없는 문장은 읽다가 숨이 차듯 <산, 숲, 나무> 없는 세상은 금세 지치고 말 겁니다. 우리를 기분 좋게 해주고, 경제 발전까지 이루어주는 산과 숲, 그리고 나무에게 늘 감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