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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내 아이를 위한 건강한 선물 1위는? 나무장난감!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자연스럽게 입으로 물기도 합니다. 그런데 플라스틱 장난감! 혹시 우리 아이가 환경호르몬에 노출되고 있는 건 아닐까 걱정스럽기만 부모님들 많으시죠? 이런 걱정을 덜어주는 친환경 장난감이 있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천연소재이고 사람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나무로 만들어진 장난감이라면! 믿을 수 있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자란 나무. 그리고 어떤 화학약품이나 색소 처리도 하지 않고 만들어진 나무장난감은 아이들이 입으로 물어도 안전합니다. 뿐만 아니라 나무의 자연적인 감촉과 향기, 안정을 주는 색상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에도 도움을 줍니다. 


최근 유아용품들이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인데요. 다만 아직까지 국내에 믿을 수 있는 나무 유아용품이 없어 아쉬움이 컸던 부모님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국내에도 눈에 띄지 않게 묵묵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아이들을 위한 나무장난감을 직접 제작하는 이가 있습니다. ‘나무의 꿈’이라는 공방을 운영하는 강석근(45) 씨와 조숙희(40) 씨 부부를 통해 정성스럽게 만들어내는 건강한 나무장난감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목욕용 장난감 / 나무장난감을 입으로 무는 모습 - 출처: 나무의 꿈>




‘나무의 꿈’ 강석근(45) 씨가 만드는 나무장난감은 여느 장난감보다 특별합니다. 아니 특별하다는 말보다, 오히려 더 평범하다는 말이 어울립니다. 그 평범함과 자연스러움 때문에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이지요. 

강석근 씨가 처음 나무장난감을 만들게 된 것은 자녀들에게 건강한 놀거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는 바람에서였습니다. 그리고 이제 강 씨 부부는 우리 아이를 생각하는 그 마음으로 모든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만들고 있다고 말합니다.


<나무의 꿈 공방 앞 모습과 나무장난감을 제작하는 강석근 씨>


조숙희 씨는 “어느 날 아토피로 인해 장난감을 가지고 놀지 못하는 3살 아이의 부모가 우리땅에서 나고 자란 나무로 만든 장난감을 조심스럽게 구입해 갔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새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피부에 아무런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경우는 처음이라며 고맙다는 인사를 해왔어요. 그 일 이후 아이들에게 더 이롭고 완벽한 장난감을 만들어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우리나라 나무로 안전한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전국의 나무를 찾아 다니게 되었죠.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 천식이 심한 아이 등 모든 아이들을 위한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준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저에게는 그만한 능력이 없잖아요. 나무를 만지는 사람으로서 아이들이 불편 없이 가지고 놀 수 있는 건강한 나무장난감을 만들어 주자고 생각하였죠.”


<이유식 시기 유아용 편백나무 똑딱이 / 장동건이 TV광고에서 나무장난감으로 아이를 달래는 모습>


강석근 씨는 어느 날 TV에서 수입목에 방부처리를 하는 것을 보게 되었고, 그 장면을 보는 순간 어떻게든 우리의 땅에서 나고 자란 나무를 직접 베고 말려 장난감을 만들어 보기로 다짐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교적 가격이 저렴해서 목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수입 나무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시큼한 냄새, 그리고 심하면 눈이 따가운 현상이죠. 그 이유는 대부분의 수입 나무에 살포되는 방부액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장마기간 내에 목재가 변질되지 않고 상품성이 유지되려면 방부처리 이외에 다른 방법이 없어요. 나무가 수입될 때 판재로 가공된 경우와 통나무상태 그대로 들여오는 두 가지 형태가 있는데, 판재로 수입될 경우 수출하는 나라에서 방부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고 통나무로 수입될 경우에는 들여온 후 국내에서 살포되는 경우가 많아요. 이런 나무들로는 아이들이 가지고 노는 장난감을 만들 수 없겠죠.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자란 나무로 장난감을 만들어야 안전한 것이에요.”


<붕어빵 틀 모양의 나무장난감>




나무의 꿈에서 사용되는 나무들은 모두 우리나라에서 자란 나무들입니다. 전국의 잡목들이 모이는 대구에서 간벌시기인 늦가을이나 초겨울에 한 번 느릅, 다릅, 층층, 가래, 자작나무 등을 구입합니다. 그리고 편백나무는 전라남도 장성에서 잣나무와 낙엽송은 가평에서 구입해 장난감을 만들고 있지요. 이렇게 구입한 나무들은 나무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통나무 상태에서 2년간 자연건조 후 공방에서 원하는 두께로 판재화 한 이후, 2주일 전후로 함수율을 8% 정도 만든 다음 사용한다고 합니다. 자연 건조된 우리나무로 만들어진 장난감이 가장 부드러운 촉감을 갖는 함수율이기 때문이지요.


<자연건조 된 나무의 함수율 측정 모습과 통나무를 판재화하는 강석근 씨 모습>


또한 대부분의 과정이 수작업을 통해 정성스럽게 제작되고 마감작업 또한 손으로 사포질을 하여 부드럽게 만들고 있죠. 그리고 아이들에게 더 건강한 장난감을 만들기 위해 적은 양이라도 화학물질이 들어있을 수도 있다고 판단되는 부분은 모두 배제하고 제작한다고 합니다.


“장난감에 도장을 한다는 것은 때가 타지 않도록 함도 있지만 표면을 부드럽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을 생각하면 도장보단 사포질을 통해 마감하는 게 더 좋아요. 안전한 도료를 사용하여 도장을 한다고는 하지만, 아이들이 입으로 가져가는 장난감은 이왕이면 자연 그대로가 더 좋지 않을까요” 


<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색이 다른 나무들을 활용해 만들어진 나무장난감의 모습>


조숙희 씨는 나무장난감이 관리도 어렵지 않아 오래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합니다.  

원목상태 그대로인 장난감은 스팀 타올이나 항균티슈로 표면을 닦아주고 사용을 하지 않을 경우에는 통풍이 잘되는 서늘한 그늘에서 보관하는 것이 좋아요. 표면에 코팅이 되지 않은 나무이기 때문에 물로 세척할 경우 표면은 빨리 건조가 되지만 안쪽은 건조가 되지 않을 수도 있죠. 이럴 경우 표면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고 여름철엔 건조가 덜된 상태로 보관하면 곰팡이가 번식할 수도 있으니 유의하는 것이 좋아요. 하지만 이점만 유의한다면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장난감을 자신의 아이들이 다시 가지고 노는 모습도 가능하게 되죠.”


<편백나무로 만들어진 아이들 장난감>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는 이미 나무장난감의 역사가 깊고 그에 대한 인증 시스템도 체계화되어 관리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나무장난감에 대한 인식이 아직 부족한 상태이지만 친환경 상품에 대한 수요가 늘며 점차 높은 관심을 끌고 있지요. 현재는 나무장난감을 선호하는 90%가량이 아토피가 있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라 합니다. 나무장난감은 아토피, 비염알레르기 등의 질환을 갖고 있는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의 정서발달과 건강에 도움을 줍니다. 우리땅에서 자란 나무를 사용해 만든 장난감은 그 이름이나 나이테 향기 등이 생소하지 않아 우리정서에 매우 친밀하고 따뜻한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겠죠.


프랑스의 사회학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는 장난감에 있어서 플라스틱의 촉감이 인간적인 본성을 파괴한다는 이유로 거부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는 나무로 만든 장난감에 대해 이렇게 말했죠.

"목재는 촉감이 부드럽고 견고해 자연적인 따뜻함이 느껴진다. 가공한다 해도 예리한 모서리를 느낄 수 없으며 금속이나 플라스틱에서 느껴지는 인위적인 차가움이 없다. 나무로 만든 장난감은 아이들이 접하는 탁자, 마루바닥 같은 것과 연속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해주고 아이와 오랫동안 함께 한다. 그 과정에서 나무장난감은 자신을 마모시키면서 작아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