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간식의 최고는 군고구마와 군밤?

하루 사이 기온이 뚝 떨어졌습니다. 몽글몽글 하얀 입김이 피어오르는 추운 겨울엔 간식으로 따끈따끈한 길거리 음식이 생각납니다. 나라별로 보면 미국은 풀드포크와 핫도그, 중국은 호떡과 꼬치요리, 일본은 붕어빵과 타코야키가 대표적인 길거리 음식이에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에는 뭐가 있을까요? 바로 떡볶이, 순대, 튀김, 군밤, 군고구마, 은행꼬치, 호두과자 등이 있는데요.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 길거리 음식에는 맛있는 임산물들이 심심찮게 들어있습니다. 즐기기 좋은 인기 겨울간식 7가지를 소개합니다. ^^ 

추운 겨울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후각을 자극하는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구운 음식들입니다. 하얀 연기가 자욱하게 낀 리어카에서 ‘톡톡’ 소리를 내며 구워지는 노란 밤과 노릇노릇하게 구워져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군고구마가 그것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임산물 중 하나인 밤은 병후회복에 좋은 자양음식으로, 출출하고 심심한 겨울밤 간식으로도 그만입니다. 또 식이섬유가 풍부한 고구마는 쉽게 포만감을 주는 음식으로 아침식사 대용이나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들의 한 끼 식사로 제격이죠. ^^

쫀득한 찹쌀반죽에 달콤한 설탕과 계피, 견과류, 씨앗 등을 넣어 만드는 호떡은 남녀노소에게 사랑받는 겨울간식입니다. 더욱이 요즘은 반죽에 흑미나 녹차 등을 넣어 색깔과 맛을 달리하고, 호떡 속도 야채에 호박씨, 땅콩, 해바라기씨 등 견과류도 푸짐하게 넣어 맛이 점점 업그레이드되고 있습니다.

호떡은 한국에 정착한 화교들이 중국인 노동자와 가난한 사람들에게 팔기 위해 1920년대에 만든 길거리 음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어요, 원래 이름은 ‘화소’ 또는 ‘고병’이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오랑캐가 먹는 떡’이라는 뜻의 ‘호떡’이라고 부르면서 이름이 굳어졌다고 하네요. ^^

거리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겨울간식은 붕어빵입니다. 붕어 모양의 주물 틀에 밀가루와 찹쌀을 섞은 반죽을 붓고 그 위에 팥앙금을 넣어 굽는 빵으로, 일본의 ‘다이야키’에서 유래한 음식으로 우리나라에는 1930년대에 들어왔다고 합니다. 

다이야키는 우리나라 말로 ‘도미빵’입니다. 옛날 도미를 먹지 못했던 일본 서민들이 도미 모양의 빵을 만들어 먹은 데서 유래한 것이 도미빵인데요. 도미빵이 한국에 들어오던 당시 서울에서 가장 친숙한 생선이 붕어였기에 ‘붕어빵’으로 불렸다고 합니다. 최근에는 잉어빵, 강남 붕어빵 등 그 종류가 다양해지고 있어요. ^^

 

붕어빵이 일본식 병과라면 호두과자는 우리나라 전통 병과입니다. 호두과자 역시 붕어빵과 비슷한 주물 틀에 밀가루와 계란을 넣은 반죽을 붓고 거기에 단팥소와 호두를 넣어 구워내는 빵인데요. 이는 1934년 고 조귀금, 심복순 부부가 개발해, 현재는 그 후손들이 대를 이어오고 있답니다. 

호두과자의 맛은 앙금에 박혀 있는 한 조각의 호두가 아닐까 하는데요. 호두는 불포화지방산과 비타민E가 풍부해 두뇌활동과 동맥경화 예방에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얀 빵이 단팥을 품고 있는 호빵은 원래 ‘찐빵’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길거리 음식입니다. 호빵은 삼립식품의 허창성 대표가 1969년 일본을 방문했다가 거리에서 파는 찐빵을 보고 개발한 식품인데요. 당시 음악가 김도향 선생이 호빵주제가를 불러 히트한 뒤 대중적인 인기를 얻었고, 2000년대에는 야채호빵, 피자호빵 등 다양한 속을 넣은 호빵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호빵은 누가 뭐래도 팥호빵이 최고인데요. 팥에는 사포닌과 식이섬유소, 티아민 등이 풍부해 변비와 체중감량, 각기병 등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어요. 

요즘은 일식집이나 꼬치구이 요리집에서나 나오고 길거리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지만, 겨울이면 꼬챙이에 은행 대여섯 알을 끼워 구워서 파는 은행꼬치도 겨울 별미 중 하나입니다. 

은행나무는 9월부터 열매를 맺기 시작해 10~11월이면 노란 은행 열매를 떨어뜨리는데요. 열매 고유의 냄새는 고약하지만, 딱딱한 껍질 속에 들어 있는 동그란 은행 알맹이는 쌉쌀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 

은행은 징코플라톤, 카로틴, 비타민C 등이 풍부해 혈관계질환과 치매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은행이 잦은 소변과 천식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하루 은행 5알로 겨울철 건강을 지켜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손난로 대신 뜨끈뜨끈한 군밤과 군고구마 한 봉지, 화려하지 않지만 건강에 좋은 호두과자, 연말연시 술상에 센스만점 술안주인 은행꼬치로 따뜻한 겨울 보내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