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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임업인 인터뷰

48년간 약초연구에 몰두하다! - 황금약초식물원 이기범 대표 -

 

충남 공주시 신풍면에 위치한 ‘황금약초식물원’에는 19만8000㎡(6만평)의 산에 600여 그루의 헛개나무와 100여종의 약초, 30여 종류의 산나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약초연구가인 황금약초식물원의 이기범 대표는 재배가 어렵다는 작두콩과 감초, 헛개나무 재배에 성공한 임업인입니다. 

 

무려 48년간 약초 연구에 몰두했다고 하는데요, 과연 약초의 어떤 매력이 이기범 대표를 사로잡았을까요? 그리고 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


황금약초식물원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입구 근처에 세워진 ‘작두콩 최초 재배지’라는 기념비입니다. 최초 재배라는 문구가 뭔가 심상치 않은 곳임을 느끼게 해줄 때, 저 멀리 뒷산에서 밀짚모자에 개량한복을 입은 이가 여유로운 몸짓으로 내려왔습니다. 




그 어렵다는 작두콩, 감초, 헛개나무 재배를 연달아 성공시킨 이기범 대표는 국내최초 작두콩 재배자로 인정받는 임업인입니다. 지난 2004년에는 행정자치부(현 안전행정부)로부터 헛개나무 재배와 관련해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장기간 실험과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객지생활을 오래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술도 자주 접했는데, 그러다보니 간이 약해지게 되더군요. 간경화 초기단계까지 갔었는데, 헛개나무 열매를 다려먹고 다시 건강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그것을 계기로 헛개나무 숙취음료를 만들었죠. 본초강목에 지구자라고 기록된 품목이 바로 헛개나무 열매예요.”



헛개나무의 효능을 몸소 체험한 후 그는 본격적으로 재배를 결심했습니다. 당시는 지금처럼 헛개나무의 효능이 알려지지 않은데다, 헛개나무 음료조차 없었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는 독학으로 헛개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연구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재배에 성공했는데요, 최근에는 헛개나무로 숙취해소 음료를 만들어 전국으로 유통망을 확대하는 중입니다. 



“1995년도부터 시작한 것이 이제야 큰 수확으로 돌아오고 있는 거죠. 지금은 수요에 비해 자체 생산량이 부족한 상황이에요. 그래서 다른 헛개나무 재배 임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고 있죠. 헛개나무는 기다림이 필요한 임산물이에요. 보통 10년을 기다려야 하는데, 대부분 사람들은 시도조차 하지 않고 포기해 안타깝습니다.”



재배 초기, 이기범 대표는 두충나무 사이에 헛개나무를 심는 것으로 시작해, 2년 후 두충을 베어 본격적으로 헛개나무농장을 확장시켰습니다. 그렇게 재배에 성공한 헛개나무는 이 대표에게 1년에 두 번 선물을 선사해주고 있습니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 약 한 달 간 꽃을 피우며 아카시아 꽃보다 약 5배가 많은 꿀을 만들어냅니다. 이를 통해 1차 수익을 얻고, 가을에 헛개나무 열매를 수확하여 2차 수익을 냅니다. 또 ‘원간보’라는 헛개나무 진액 가공식품으로 또 다른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습니다. ^^


“조금만 고민하면 헛개나무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람들은 당장 보이는 것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죠. 헛개나무 자체에서 얻는 수익 외에도 나무가 자라기를 기다리는 동안, 전략적으로 나무 밑에 1년~3년 정도면 수확이 가능한 취나물, 도라지, 더덕 등을 심어 수익을 얻을 수도 있거든요.”


현재 헛개나무로 연 매출 3억 이상의 수익을 얻고 있다는 그의 성공은 앞서 수많은 실패가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오래전 그가 처음 재배에 도전한 것은 밤나무였습니다. 시작은 좋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인건비가 예상을 웃돌아 손해가 나기 시작했고, 결국 그만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후 두 번째로 도전한 것은 두충이라는 약초나무. 주변에서는 만류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고집스레 두충나무를 재배했습니다. 그러나 무려 10년간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두충농장도 결국은 접을 수밖에 없었는데요, 중국산이 들어오면서 두충의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오랜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또 다른 도전을 모색하며 돌파구를 찾아 나섰고, 태어나 처음으로 떠난 일본에서 희망을 발견합니다.  



“일본여행을 하던 중 약국에 들렀는데 엄청 큰 콩을 발견했습니다. 그게 바로 작두콩이었는데요, 보는 순간 ‘이거다’ 싶어 당장 ‘장쾌’라는 건강책자와 함께 작두콩 200알을 8만원을 주고 구입했습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구입한 작두콩 씨앗으로 재배를 시도했고, 실패를 여러번 거듭한 끝에 결국 재배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어렵사리 작두콩 재배에 성공한 이기범 대표는 현재 콩을 가공해 작두콩진액 음료를 만들어 전국에 독점 공급하고 있습니다. 작두콩이 비염과 축농증 등에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죠. ^^



이 대표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산야초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며, 세미나와 박람회를 찾아다니며 공부 중에 있습니다. 


“몇 년 전 제천에서 열렸던 한방축제에 갔다가 발효 세미나에 참석했었습니다. 중국에서 녹용을 발효해 섭취했더니 영양분 흡수율이 약 4.8배나 높았다는 발표내용을 접하게 되었죠. 우리나라에도 김치라는 대표적인 발효음식이 있지만, 다른 나라 역시도 꾸준히 발효 연구가 이뤄지고 있더군요. 성공하기 위해서는 곰이 호랑이를 잡는다는 심정으로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야 합니다. 전 성공의 조건으로 이 세 가지를 말하고 싶습니다. 고정관념을 버리고, 한 가지에 미치되, 포기하지 말라고요.”



작두콩과 헛개나무 재배에 이어 또 다른 산약초를 재배하며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이기범 대표. 그의 열정은 어디까지일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