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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어린왕자에 나오는 ‘바오밥나무’ 이야기


여러분, 생텍쥐페리의 어른을 위한 동화 ‘어린왕자’를 읽어보셨나요? 사람과 우주, 자연에 대한 본질에 대하여 묻는 ‘어린왕자’를 보노라면 아름답고 상상력 넘치는 어린왕자와 화자인 비행사의 대화에 매력을 느끼게 됩니다. 




‘어린왕자’에는 여우와 장미 외에도 바오밥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하는데요, 교회만큼이나 커다랗고 코끼리 한 떼가 몰려든다 해도 한 그루를 다 먹어 치울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묘사가 인상적으로 다가와요. 이 부분을 읽었던 분들은 바오밥나무의 생김새를 한번쯤 상상하게 되죠.  


그렇다면, 바오밥나무는 실제 존재 하는걸까요? 있다면 어떻게 생겼을까요? ^^


어린왕자는 비상착륙한 비행사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자신의 별에 있던 무서운 씨앗에 대해서도 말해주는데요, 별의 땅속 어디에나 숨어 있다가 오래도록 방치하면 별 전체를 휘감아 버리는 나무에 대해서 이야기 합니다. 바로 바오밥나무에 대해서 말이죠. ^^


 

뿌리는 땅 속 깊이 파고 들어간다. 너무 깊이 들어가서 별을 관통할 수도 있다. 아주 작은 별이라면, 바오밥나무는 그 별을 산산조각으로 부수어 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린왕자는 바오밥나무를 자신의 별을 휘감을 만큼 깊고 크게 자라는 나무라고 묘사합니다. 그래서 아침에 일어나 세수를 하고 옷을 입는 습관처럼 어린 바오밥나무를 찾아서 뽑아주지 않으면 별을 가꾸고 지킬 수 없다고 경고하죠. 그리고 바오밥나무 세 그루를 소홀히 다루었던 어떤 별에 대한 이야기를 비행사에게 들려주며 별을 가꾸기 위한 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비행사는 어린왕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어린이들이 바오밥나무를 조심할 수 있도록 별을 휘감은 세 그루의 바오밥나무 그림을 열심히 그립니다. 


그런데 바오밥나무는 어린왕자가 말한 별에만 사는 건 아니예요. 우리 지구에도 자라고 있죠. 물론 어린왕자의 경고처럼 별을 휘감을 정도로 위협(?)적으로 자라지는 않아요. 그 크기와 독특한 생김새가 눈길을 끌 뿐이죠. ^^ 

 

바오밥나무는 열대 아프리카 지역에 서식하는 나무로 높이는 20m, 가슴높이 둘레는 10m 정도까지 자라는 세계에서 큰 나무 중 하나입니다. 전 세계에 모두 8종이 존재하여 마다가스카르에 6종, 아프리카 본토에 1종, 호주에 1종이 분포하고 있죠. ^^



[마다가스카르에 서식하는 바오밥나무] (사진 : 위키피디아, 
Flickr)


사막과 비슷한 사바나 환경에서 사는 바오밥나무는 건조기가 오래도록 지속될 때를 위해 물을 저장하고 있어요. 그래서겉으로 보기에 술통처럼 볼록하고 통통한 모습을 하고 있답니다. ^^  


아프리카에서는 신성 시 여겨지는 나무로 사람이 죽은 뒤에 바오밥나무에 구멍을 뚫고 시체를 매장하기도 해요. 나무껍질로는 섬유, 잎과 가지는 사료, 열매는 식용으로 사용되는 등 그 쓰임이 폭넓고 다양하죠. ^^


바오밥나무는 아프리카 전설 속에도 등장하는데요, 신이 세상을 창조할 때 가장 먼저 만든 나무였다고 전해져요. 그런데 창조되었을 당시만 해도 지금과 같이 뿌리가 거꾸로 자라는 것 같은 모습은 아니었다고 해요. 지금의 모습은 신의 노여움 때문에 생겼다고 하는데요, 왜 신의 노여움을 산걸까요? 


[한택식물원의 바오밥나무] 

 

전설에 의하면 바오밥나무는 예쁘게 뻗은 나무들의 모습을 너무 부러워한 나머지 신에게 자신도 그 나무들처럼 예쁘고 달콤한 열매를 맺게 해달라고 졸랐다고 합니다. 신은 자신이 가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른 나무들처럼 만들어 달라는 바오밥나무의 성화에 화가 났고, 바오밥나무를 땅에서 뽑아 거꾸로 처박아 버렸다고 하네요.  


뿌리가 하늘로 향하도록 거꾸로 처박힌 바오밥나무는 그때 이후로 뿌리가 하늘로 향한 것 같은 모습을 갖게 되었고, 그렇게 예쁜 나무가 되길 소망했던 바오밥나무의 소망은 결국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신의 노여움으로 독특한 생김새를 자랑하고 있는 바오밥나무. 전해져 오는 전설은 슬프지만 그 덕분에 보고만 있어도 상상력이 자극되는 지금의 바오밥나무가 된 건 아닐까요? ^^



어린왕자와 비행사의 대화를 통해 삶과 사랑, 자연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되는 동화 ‘어린왕자’, 그 안에 묘사된 바오밥나무의 실제 모습과 전해져 오는 이야기를 알아봤는데 재밌게 보셨는지 모르겠네요. 아직 ‘어린왕자’를 읽지 않은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시고요, 읽었던 분들도 따스한 봄 햇살 아래서 한 번 더 읽어 보도록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