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은 화려합니다. 흐드러지게 핀 모습은 환상적이고, 바람에 휘날리는 벚꽃은 몽환적 아름다움을 선사하기도 합니다. 한 번에 피고 한 번에 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휘날리는 꽃잎 아래를 거니는 낭만은 이맘때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죠. ^^
올해는 따뜻한 날씨 때문에 평년보다 일찍 개화한 벚꽃으로 경남 진해, 서울 여의도, 강릉 경포대, 김제 모악산 등 전국 곳곳이 벚꽃축제 열기로 뜨겁습니다. 상춘객들은 만개한 벚꽃의 아름다움을 직접 보기 위에 여념이 없습니다.
그런데 그거 아시나요? 나이 든 분 중에는 벚꽃이 일본의 잔재이며, 일본을 연상시킨다 하여 못마땅하게 여기기도 한다는 사실을요.
많은 사람들이 벚꽃을 일본의 국화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일본에는 법으로 제정된 국화가 없으며, 황실을 나타내는 국화꽃과 일본 국민들이 좋아하는 벚꽃이 상징적으로 쓰일 때가 있을 뿐입니다.
벚꽃이 일본의 잔재라는 인식은 벚꽃이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꽃이라는 점과 세계적인 벚꽃축제로 알려진 워싱턴 D.C의 벚꽃길이 일본이 선물한 3,000여 그루의 벚꽃나무로 조성되었다는 점이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워싱턴 D.C에 조성된 3,000여 그루의 벚꽃나무는 1912년 당시 일본 도쿄 시장의 선물로 심어졌습니다. 이후 1941년 일본의 진주만 습격으로 반일감정이 높아지자 베어질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다행히(?) 베어지지 않았고, 그로 인해 워싱턴 D.C 포토맥 강가는 이맘때가 되면 아름다운 벚꽃을 볼 수 있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물론 벚꽃나무가 베어지지 않았던 이유로 당시 미국에 체류 중이던 이승만 박사와 서재필 박사의 활약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닌 한국의 제주도임을 알려 벚꽃나무를 베자는 여론을 설득했다고 하네요. ^^
그렇다면 벚꽃의 원산지가 정말 우리나라인 걸까요? 벚꽃을 피우는 벚꽃나무는 장미과의 낙엽활엽교목으로 그 종류만도 200여 종이나 됩니다. 우리나라에는 산벚꽃나무, 왕벚꽃나무, 겹벚꽃나무 등을 흔히 볼 수 있는데요, 그 중 왕벚꽃은 벚꽃의 여왕이라 불립니다.
바로 이 왕벚꽃의 원산지가 제주도임을 국립산림과학원 조경진 박사팀이 10여 년 전에 밝혀냈습니다. 왕벚꽃의 원산지가 일본이 아니고 우리나라임을 밝혀낸 것은 토종자원을 찾기 위한 연구 과정에서 드러난 것인데요, 한라산 자생 왕벚꽃나무와 국내에 식재된 왕벚꽃나무,일본의 왕벚꽃나무를 대상으로 DNA 지문분석을 수행한 결과로 드러나게 되었죠. ^^
여러분, 이제 벚꽃을 보며 일본의 잔재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벚꽃의 여왕이라 불리는 '왕벚꽃'의 원산지는 바로 우리나라 제주도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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