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무엇인가요?



가을이라 나들이 떠나는 분들이 많은데요, 여러분은 어디로 여행계획을 세우고 계시나요? 울긋불긋 예쁘게 물들고 있는 단풍을 보기 위해 산으로 여행 준비를 마치신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산으로 여행을 갔을 때, ‘여기는 산림보호구역입니다.’라는 표지판을 보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산림보호구역(Forest reserve)’은 산림보호법에 따라 산림에서 생활환경, 경관의 보호와 수원 함양, 재해 방지 및 산림유전자원의 보전과 증진이 특별히 필요하여 지정·고시한 구역을 말해요. 우리나라는 ▲생활환경보호구역 ▲경관보호구역 ▲수원함양보호구역 ▲재해방지보호구역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5가지로 구분하여 보호하고 있죠. 




그런데 5가지의 보호구역 중 생소하게 느껴지는 게 하나 있어요. 바로 ‘산림유전자보호구역’이 그것입니다. 생활환경, 경관, 수원함양, 재해방지를 위한 보호구역과는 다르게 어떤 이유로 보호하고 있는지 바로 와 닿지가 않은데요, 유전자라는 단어 때문이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이번 시간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대해서 알아볼까 합니다.  ^^ 


유전자라고 하면 부모에서 자식으로 물려지는 특징을 말하는데요, 생물세포의 염색체를 구성하는 DNA 배열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렇다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Forest genetic resource reserve)’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유전자원이라 함은 무엇일까요? ^^ 


[세계 유일의 열대북방한계식물과 한대남방한계식물이 있는 '동백동산' (출처:산림청)] 


산림유전자원은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와 종 산림생태계를 의미합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은 이러한 산림생태계의 유전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구역을 말하는 것이죠. 인간에게 다양한 혜택을 주는 산림을 건강한 상태 그대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산림 내 식물 종 및 산림생태계 등이 다양하게 유지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 보호와 관리가 필수적이에요. 


현재 세계의 많은 나라들도 '보호구역' 제도를 통해 그 나라만의 고유한 자연유산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


[국내 주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출처:산림청)] 


우리나라는 시·도지사 또는 지방산림청이 원시림, 고산식물지대, 희귀식물 자생지 등 7가지 유형으로 구분하여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지정하고 있으며 구분하는 구역의 특징은 다음과 같습니다. 



 구분

내용 

원시림 

과거 또는 현재에 인위적 간섭 및 피해가 없는 자연 그대로의 임상으로 집단화된 구역 또는 그러한 임상(숲)이 50% 이상 고르게 분포된 구역  

고산식물지대  

고산지대에 자생하는 식물이 집단화된 구역 또는 그러한 임상(숲)이 50% 이상 고르게 분포된 구역  

우리나라의 진귀한 임상 

풍치·경관이 뛰어나며 희귀성이 있는 수종(나무)이 다수를 차지하는 임상(숲)이나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임상이 집단화된 구역 또는 그러한 임상이 50% 이상 고르게 분포된 구역 

희귀식물자생지 

'야생동·식물보호법 시행규칙'에 의한 멸종위기식물 또는 '자생식물 및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관리요령'에 의한 멸종위기 및 희귀식물, 특산식물 목록에 수록된 종이 집단적으로 생육하는 구역 또는 그러한 식물이 50% 이상 고르게 분포된 구역 

유용식물 자생지 

자생식물 중 식·약용 또는 경제적 가치가 있거나, 잠재적 용도가 있는 식물이 집단적으로 생육하는 구역 또는 그러한 식물이 50% 이상 고르게 분포된 구역  

산림습지 및 

산림 내 계곡천 지역 

'습지보전법'의 내륙습지 중 산림 내 습지 및 계곡천 지역에 해당하는 구역과 그러한 지역의 보전·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구역으로 동일한 능선 등 자연경계 이내의 구역 

자연생태 보전지역  

산림 내 자연환경, 동·식물생태계 보전 및 유지를 위하여 보호되어야 하는 구역 등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구역  



여러분, 혹시 풍혈지역이라고 들어보셨나요? 바위틈에서 여름에 찬 공기가 나오고, 겨울에 따뜻한 공기가 나오는 지역으로 보통 ‘얼음골’이라고 불리고 있죠. 


풍혈지역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최소로 받으며 고산 및 아고산 지역에 분포하는 식물들이 안정적으로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산림청과 국립수목원은 이러한 풍혈지역의 중요성을 인정해 전국 25개 지역을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는 풍혈지역이 기후변화에 취약한 산림식물의 피난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



그렇다면 우리나라에 풍혈지역은 얼마나 될까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25개 지역 외에도 더 많이 있어요. 1926년 전국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만 총 149개, 그중 남한에는 54개소가 분포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또한 풍혈지역은 산림 내 생물자원의 유전자 공급원으로 생물다양성의 유지 및 보전을 위한 중요한 ‘생물다양성 핵심지역’으로 평가되고 있어요. 그래서 보호 및 가치의 재평가를 위한 작업들도 진행되고 있답니다. ^^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전국의 25개 풍혈지역에는 총 365종의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눈측백 등 북방계식물 24종, 월귤 등 희귀식물 19종, 산개나리 등 특산식물 15종 등이 분포하고 있다고 해요. 


풍혈지역에서 인위적으로 바람구멍을 막거나, 그곳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불법적으로 채취하는 행동은 삼가하여, 희귀한 식물들의 서식지를 형성하는 곳이 잘 보존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노력하자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