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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DIY가구, 어떤 나무로 만들면 좋을까?



DIY는 ‘Do It Yourself’의 약자로 스스로 제품을 만들거나 수리한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물자와 인력부족에 시달렸던 영국에서 자신의 일은 자신이 하자는 사회운동이 시작돼 퍼져나가게 되었습니다. DIY는 주5일제 도입으로 인한 여가시간이 늘어나고 생활패턴이 변화한 한국에서 점차 시장규모를 늘려나가고 있는데요. 특히 목공 DIY는 다른 분야에 비해 큰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유는 유치원 아이들도 할 수 있는 수준부터 전문가도 어려울 만큼의 난이도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의 작업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작업을 하며 나무에서 나는 소리나 냄새, 촉감 등도 목공 DIY의 매력을 한껏 높입니다. 그렇다면 가구제작을 위해 어떤 나무가 쓰일까요? 작업이 끝나는 순간까지 계속 손을 보며 만지게 되는 나무로 어떤 나무가 사용되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오늘은 DIY 가구제작을 위해 사용되는 나무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가문비나무, DIY 목공작업에도 많이 사용됩니다 /사진:위키백과>


DIY 시장이 만들어지던 2000년대 초반부터 국내의 공방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제품이 스프러스 솔리드 판넬인데요. 스프러스(Spruce)는 가문비나무를 가리킵니다. 전에 명품악기를 만드는 재료(보러가기) 기사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 나무인데요. 가문비나무는 전 세계적으로 18종이 북반구에 분포하고 있고 그 중 8종이 북아메리카에 자라고 있다고 해요. 보통 산자락 모퉁이에서 많이 자라고, 낮은 곳에서는 보기 힘들죠. 우리나라에서는 지리산에서 쉽게 볼 수 있죠. 스프러스 솔리드 판넬은 무게에 비해 강하기 때문에 많은 분야에서 사용됩니다. 가구나 장식장을 만들기도 하고 항공기 부재나 악기의 음향판으로도 많이 선택되는 재료입니다. 배의 돛대나 상자, 건축자재로도 이용하며 껍질에서 수지, 타닌, 테레빈유를 얻기도 합니다.




<오동나무는 내구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사랑받는 재료랍니다 /사진:고령군


딸을 낳으면 이 나무를 심어 혼수를 대비했다고 전해지는 오동나무는 한국에서는 평안남도•경기도 이남에 주로 분포하며 빨리 자라기 때문에 10년이 되면 목재로 충분히 이용할 수 있습니다. 키는 10~15m쯤 되며 지름은 60-90㎝ 정도로 자라는데 아주 단단해서 가구제작을 할 때 많이 사용합니다. 목재 중에서 가장 가볍고 부드러우며, 나이테가 뚜렷하여 무늬가 아름답다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좀이나 벌레의 충해에 강하며 습도조절이 잘 되기 때문에 옷걸이나 한약방 약재함으로 많이 사용합니다. 오동나무는 뒤틀림이 적고 표면이 부드러우며 건조속도가 빨라 재료공급에 매우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어 DIY 가구제작을 하는 데 선호되는 재료입니다. 나무색이 홍백색을 띠어 앞에서 소개해드렸던 가문비나무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지만 가문비나무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선호합니다. 다만 나무가 무른 편이어서 흠집이 나기 쉽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삼나무 작업 모습과 드라마 촬영용 소품으로 만든 삼나무 수틀 / 출처: ‘나무의 꿈’ 공방


붉은 갈색의 삼나무는 가구로 만들기 좋은 나무입니다. 원산지인 동아시아에서 특히 재조림용이나 식수용으로 많이 이용되는데요. 피라미드 모양으로 자라는 삼나무의 키는 45m, 둘레는 4.5~7.5m입니다. 재질이 좋고 특유의 향기가 있어 가구재•건축재•장식재 등으로 사용되며 현재 수입되고 있는 가구용 목재 중 저렴한 편해 속해 일반인들이 많이 찾는 목재 중 하나입니다. 처음에는 녹색이지만 10월 무렵 성숙하면 벌어져서 갈색이 됩니다. 




<편백나무로 만든 수납장과 유아용 편백나무 의자 제작 모습 / 출처: ‘나무의 꿈’ 공방


편백나무는 피톤치드 방출량이 많아 치유의 숲으로 조성될 만큼 사랑 받는 나무입니다. 편백나무는 수입되는 침엽수 중에 가장 고가의 목재입니다. 높이 30~40m, 폭 1~2m 가량이며 나무껍질은 적갈색입니다. 작은 바늘 모양의 잎과 둥근 열매는 편백나무의 특징을 잘 보여줍니다. 가지 위에 작은 꽃이 피며 10월에 녹색의 구과가 붉은색으로 익습니다. 피톤치드 방출량이 가장 높고 향기가 좋다는 장점이 있지요.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데요. 진정작용으로 인한 스트레스 완화, 강력한 항균효과, 면역기능, 학습능력 향상, 탈취 등 많은 효과가 있지요. 




<가성비 최고, 뉴질랜드 소나무는 목공 초기인 DIY족에 큰 사랑을 받습니다/사진:위키백과


라디에타 파인은 국내에서는 뉴송 (뉴질랜드 소나무)라고 부르는 원목입니다. 조림목으로 장려되어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식재되고 있는 수종으로 적합한 장소에 심으면 성장이 대단히 빠른 나무입니다. 20년이면 높이가 30m, 직경이 50cm에 달하게 됩니다. 옹이가 골고루 퍼져있지 않으나 하나하나의 옹이는 크며 부드럽고 가공이 쉬워 다양한 분야에 널리 사용되고 있지요. 단일 수종으로는 가장 많이 유통되는 목재입니다. 가문비나무에 비해 가격대가 저렴하여 최근 많은 DIY족에게 사랑받고 있답니다.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오리나무는 고급스러운 무늬결이 일품입니다/사진:위키백과>


오리나무는 산기슭과 개울가에서 주로 자라는 낙엽교목입니다. 20m의 높이에 이르는 오리나무는 이름이 재미있지요. 처음에는 동물 오리와 관계가 있나? 하고 생각하시기 쉬운데요. 예전에 이 나무를 길가에 이정표 삼아 5리(五里)마다 심어서 오리나무라고 합니다. 재미있죠?


오리나무 목재는 나뭇결이 아주 촘촘하고 단단합니다. 처음에 절단하면 단면이 흰색이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면 점차 붉은색으로 변하기 때문에 적절한 가공을 거쳐서 DIY 재료가 됩니다. 고급스러운 무늬결이 일품이어서 찾는 사람들이 꽤 많은 나무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풍부하진 않은 나무입니다.




최근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어른이나 아이나 지나치게 가상공간에 오래 머물고 있습니다. 이는 현실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요. 이럴 때 DIY 나무제작을 통해 실제로 가구를 만드는 것은 현대인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지나치게 성과 위주의 사회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천천히 작업하며 하나씩 과정을 밟아 성취하며 떨어졌던 자존감이나 자신감을 회복하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점점 시장이 커지고 있는 DIY 나무 제작을 시작하신다면 오늘 소개해드린 나무들은 쉽게 만나게 되실 겁니다. 가구 만들기는 즐거운 여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