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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생강, 산수유꽃과 착각하기 쉬운 나무는?



천연조미료 생강! 정말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사람들은 생강차를 마시고, 여러 음식에서 잡내를 없애고 맛을 내는 친환경 조미료로 사랑 받고 있죠. 하지만 강한 맛과 향 때문에 생강만 먹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선 중기의 유학자이자 정치가이며, 우리에겐 신사임당의 아들로 유명한 이율곡 선생은 ‘화합할 줄 알며 자기 색을 잃지 않는 생강이 되어라’란 말을 남기기도 했는데요. 결코 섞일 수 없을 것 같은 맛과 향을 가진 생강은 다른 음식과 만나면 새로운 맛과 향을 만들어내죠.



여러분은 생강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혹시 생강나무라고 들어보셨나요? 생강은 외떡잎식물 생강목 생강과의 여러해살이풀로 우리가 식용하는 곳은 뿌리이며, 주로 음식의 양념으로 사용합니다. 자칫 이름 때문에 생강을 생강나무의 뿌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텐데요. 이 둘은 엄연히 다르다는 것!




생강은 뿌리채소입니다. 생강나무는 말 그대로 수목이기 때문에 둘은 전혀 다른 식물에 속합니다. 생강은 다른 채소에 비해 고온에서 잘 자라는 편이고, 수분유지가 안 되는 건조한 밭에서는 재배가 어렵죠. 봄에 씨생강을 심고 1개월정도 지나야 생강싹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싹트는데 오래 걸립니다. 열대지방이나 아열대지방에서는 여러해살이풀이지만 겨울을 나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새로 심어야 합니다.


<생강 재배 모습 –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생강은 2,000년 전 중국에서 처음 약초로 소개되었습니다. 생강의 맛은 육류나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는데 효과적인데요. 일본에선 얇게 썬 생강을 식초에 절인 초절임 형태를 애용하고 중국에선 육류요리에, 우리나라에선 김치를 담글 때 많이 사용합니다. 또 보신탕이나 추어탕에 첨가되어 특유의 잡내를 없애주는 역할을 하죠. 한방에서는 뿌리줄기 말린 것을 약재로 사용합니다.




쌍떡잎식물 미나리아재비목 녹나무과의 낙옆관목인 생강나무는 산지의 계곡이나 숲 속의 냇가에서 자랍니다. 높이는 3~6m이고 나무껍질은 회색을 띤 갈색이며 매끄럽죠. 우리가 사용하는 생강이 자라는 것도 아닌데, 왜 생강나무라고 부르느냐! 그건 잘라낸 가지에서 생강냄새가 나기 때문입니다. 알싸하고 매콤한 맛과 톡 쏘는 상쾌한 나무 향이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생강나무 잎 – 출처: 산림청>


산수유 꽃이 활짝 피면서 산수유를 보러 떠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요즘은 생강나무의 꽃도 피는 시기! 자칫 생강나무와 산수유나무를 혼동할 수 있습니다. 꽃이 피는 시기와 꽃 색깔이 비슷하기 때문에 산수유나무와 혼동되는 경우가 잦죠. 이럴 땐 꽃잎 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꽃잎이 4장인 산수유나무에 비해 생강나무는 꽃잎이 5장이며, 생강나무는 줄기가 깨끗한 반면 산수유나무는 줄기가 벗겨져 지저분해 보입니다.


 

<생강나무 꽃(좌) / 산수유나무 꽃(우) – 출처: 산림청>


보통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피는 산수유나무와 달리 생강나무는 암꽃이 피는 암나무와 수꽃이 피는 수나무가 따로 있어, 모든 생강나무에서 열매를 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지역에 따라선 생강나무를 동백나무라고도 부르는데, 아마도 상록활엽수인 동백나무가 분포하지 않았던 지역에서 생강나무 열매의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렇게 불렀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습니다. 한방에서는 나무껍질을 삼첩풍(三風)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타박상이나 어혈, 멍들고 삔 데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습니다. 나무의 잔가지를 잘게 썰어 진하게 달여 마시고 땀을 내면 통증이 없어지고 어혈도 풀리죠.


<생강나무 – 출처: 산림청>


김유정의 소설 ‘동백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유명한 소설인데요. 소설 마지막 부분에 등장하는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해졌다.’

에서 나오는 동백꽃은 생강나무를 말하는 것으로 빨간 동백나무 꽃과 달리 노란 동백꽃이라 되어 있고, 알싸한 냄새가 풍긴다고 하는 것에서 생강나무임을 확인할 수 있죠.


노랗게 핀 산수유나무에서 생강냄새가 난다면 자세히 한번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 앞으론 산수유나무와 생강나무를 혼동하는 일은 없겠죠? 알싸하고 향긋한 향을 내뿜으며 노란 꽃을 피우는 생강나무의 아름다움에 한번 취~해 보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