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만나는/임업인 인터뷰

건축가에서 임업인으로! 슬로우파머 정성훈 대표의 귀산촌 이야기


귀산촌에 성공한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배움에 적극적이고, 기다림의 미학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 아닐까요? 충청북도 충주시 수안보면에서 슬로우파머(SLOW FARMER)를 준비 중인 정상훈 대표 역시 다르지 않은데요. 귀산촌을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교육을 들었고, 전문가를 찾아가 조언을 구했다고 합니다.


적극적인 자세와 자신이 지닌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살리며 시작된 그의 수안보 귀산촌 이야기, 함께 들어볼까요?


서울에서 2시간 정도를 달리면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을 알리는 푯말이 나옵니다. 시내를 벗어나자 시작된 굽이길을 지나, 인적이 드문 산골마을이 나타나서야 정성훈 대표가 사는 온천리에 도착했습니다.


수안보 주민들이 옹기종기 모여 사는 작은 빌라에서 만나, 반갑게 웃는 그에게서 여유와 평온함이 느껴졌는데요. 귀산촌한지도 올해 벌써 4년째라는 그는 자신이 직접 딴 모과로 만든 따뜻한 모과차를 권했습니다. 


“모과향이 참 좋죠.^^ 저는 산마늘을 중점적으로 재배하고 있고, 곰취와 눈개승마, 취나물 등의 산채류도 시험적으로 기르고 있습니다. 음나무, 벌나무 등의 약용수도 계획 중인데, 몸에 약이 되는 것들을 많이 하려고 합니다.”  


귀산촌을 하기 전, 서울에서 건축업에 종사했던 그는 건축전문가로서의 자신을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자신과 가족이 주체가 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는데요. 세 시간 쪽잠을 자며 일을 하다 보니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정말 힘들었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상당할 수밖에 없었죠.


“아내 말에 따르면 제가 잠을 자다 일어나서는 업무 설명을 하더래요. 좋아서 시작했던 일이지만 제가 사는 삶 속에 제 자신이 없단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렇게 귀산촌의 고민을 하게 되었죠.”





귀산촌에 대한 생각을 키우던 중 문득 아버지께 물려받은 임야가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다고 하는데요. 결국 그는 사십대 초반이라는 비교적 빠른 나이에  귀산촌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빨리 시작하면, 실패를 해도 재기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였다고 합니다.


“아이가 셋인데, 서울에서 학업을 마치고 낙향할 시간을 계산해봤더니 제 나이 육십이 넘더라고요. 아내도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귀산촌을 적극 찬성해주었습니다. 제가 수안보에 먼저 내려와 터를 잡았고, 지난해 가족 모두가 충주시로 내려왔습니다.”  


운명이었을까. 운이 좋았던 것일까. 산이 있어 초기투입자본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었고, 관련 공모전에도 당선되어 사업진행비의 80%를 보조받는 행운도 얻었습니다. 건축설계와 기획을 전문으로 했던지라 기획과 준비, 구상에는 익숙했거든요.


하지만 귀산촌이나 임업에 대해서는 아는 게 하나 없었습니다. 꿈만 가지고 사업을 시작할 수 없는 법. 그래서 그는 귀농·귀산촌을 결정했던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임업진흥원, 농업기술센터 등 관련 교육을 찾아 들었습니다.


귀농·귀산촌교육부터 시작해서 임산물재배까지 배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는 적극적으로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가 살고 있는 작은 빌라 안에는 관련 자료부터 조경모형, 기획안 등 그동안의 노력이 여기저기 펼쳐져 있었습니다. 



“산은 한 눈에 보이지가 않잖아요. 그래서 숲 모형을 만들었어요. 슬로우파머라고 상품 등록도 했고 정식 허가도 마쳤습니다. 산 속에서 복합경영을 하고 싶어요. 임산물 체험과 휴양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농장 말입니다.”


슬로우파머는 조경수와 야경수를 심고 하부에 다양한 임산물을 심어 체험과 휴식이 공존하는 곳으로 만들어질 계획입니다. 그는 천천히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임산물 체험이 가능한 수목원을 꿈꾸고 있습니다.


그는 ‘산마늘’로 본격적인 재배를 시작했습니다. 산마늘은 재배가 까다롭지 않은 임산물이라고 합니다. 재배할 때 손이 덜 가고, 병해충도 거의 없어서인데요. 그의 말을 빌리면 ‘게으른 사람도 할 수 있는 품목이 바로 산마늘’이라고 합니다.^^ 물론, 기후와 지형이 적합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을 충족시켜야겠죠.



산마늘 재배를 시작하기 전, 그는 제일 먼저 농업기술센터 내 귀농귀촌인 접수창구에 자신의 기획안을 제출했습니다. 관계자들을 통해 산의 지형과 기후 등 환경들을 점검받은 후 적합하다는 판정을 받고나서야 정 대표는 산마늘 뿌리들을 사다 심었죠.


“임업진흥원으로부터 상당한 도움을 받았습니다. 임업진흥원에서 주최하는 산마늘 교육도 여러 번 들었어요. 실제 산마늘을 재배하는 분들이 강의를 하시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수업 외에 궁금한 점은 따로 찾아가 묻기도 했고요. 임업진흥원 귀산촌 프로그램을 잘 활용할 것을 강력 추천합니다(웃음).”


수안보로 내려왔던 첫해, 그는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산속에 들어가 일을 하는 동안은 시간 가는 줄 몰랐지만, 집에 돌아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참 힘들었다고 하는데요. 이제는 산마늘 재배가 자리를 잡았고, 가족들도 충주 시내로 내려와 매일같이 함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성훈 대표가 전하는 귀산촌 TIP]


귀산촌 이후 몸도 마음도 건강해졌다는 정성훈 대표, 이제야 자신이 원하던 삶을 찾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합니다. 임업, 귀산촌, 수안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내일을 꿈꾼다는 그에게, 한국임업진흥원이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