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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조선후기 목판인쇄문화를 보여주는 ‘완판본’


여러분, 우리나라 문화재 중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문화재가 얼마나 되는지 알고 계시나요? 석굴암과 불국사, 종묘, 해인사 팔만대장경(장경판전), 조선왕릉 등 현재 10개의 문화재가 세계유산목록에 등재되어 보호되고 있어요. 

[합천 해인사 대장경판의 판고(사진 : 문화재청)


그 중에서도 해인사 팔만대장경은 오랜 역사와 내용의 완벽함, 그리고 고도로 정교한 인쇄술의 극치를 엿볼 수 있는 목판으로 높이 평가 받고 있답니다. 

신라시대에 시작된 우리나라의 목판인쇄는 고려시대에는 불경, 조선시대에는 유교경전 보급을 중심으로 발전해 나갔어요. 특히 조선시대 후기에는 관청과 서원은 물론 개인들의 필요해 의해 목판인쇄가 전국적으로 크게 성행했는데요, 이때 등장한 판본 중 하나인 ‘완판본’은 조선 후기의 인쇄문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 
 
‘완판본’은 전라북도 전주에서 간행된 목판본을 말합니다. 조선시대 후기에 전라도 일대에서 간행된 한글 고대소설을 통틀어 ‘완판본’이라 부르기도 해요.  

(사진 : 완판본문화관)

옛날에는 관청과 향교, 서원 등이 책의 간행을 주도 했는데요, 당시 전주에는 해당 도내의 행정과 군사 등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던 전라감영이 있어 ‘완판본’ 간행이 더 활성화 될 수 있었어요. 전국적으로 보급될 만큼 유통도 원활했죠. 

서울의 ‘경판’, 대구의 ‘달성판’과 함께 조선시대 목판인쇄 중심지 중 하나로 손꼽혔을 정도인데요, 조선시대 인쇄문화의 양대 산맥이라 하면 ‘경판본’과 함께 ‘완판본'이 거론될 정도였으니 그 유명세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실거예요. 

그렇다면 전주에서 간행된 ‘완판본’이 수도 서울과 견줄만한 판본이 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요?  ^^

조선시대 책이 간행되는 곳은 책의 보급이 활발하면서도 종이가 생산되는 곳으로 상업이 발달한 지역이었어요. 전주는 한지가 생산되는 지역이었고, 전라감영을 통해 책의 보급도 활발한 곳이라 ‘완판본’이 유명해 질 수 있었죠.

(사진 : 완판본문화관)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유교경전 이외의 일상에 필요한 교양서적과 소설 등의 발간도 활발했답니다. 특히 병자호란 이후에는 판매를 목적으로 민간에서 간행한 서적인 '방각본' 제작에 전라감영 소속의 전문 목판 기술자들이 참여하면서 ‘완판본’을 유명하게 만드는데 한몫을 하게 됩니다.    

(사진 : 완판본문화관)

이밖에도 서울의 경우에는 중국 소설을 번역한 책이 많았지만, 전주에서 발간된 책은 판소리를 소설로 만든 것이 많았어요. 친근하고 어렵지 않은 판소리의 이야기를 한글로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다른 지역의 판본보다 전주의 판본인 ‘완판본’이 더 인기를 누릴 수밖에 없었죠.  

[한글소설 '심청전'] (사진 : 완판본문화관)

‘춘향전’, ‘심청가’, ‘심청전’, '화룡도', '토벌가' 등이 '완판본'으로 발간된 대표적인 소설로 판소리를 한글소설로 만들면서  양반들만 향유하던 읽는 즐거움은 백성들 사이에서도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그 가운데 '완판본'이 있었죠. ^^ 

 <완판본문화관> : '완판본'과 친해지기 

 

전주 한옥마을에 가면 2011년 9월에 개관한 완판본문화관을 만날 수 있어요. 그곳에는 인쇄문화가 전주 지역에서 왜 빛을 발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전시물과 당시 전라감영에서 사용했던 ‘주자대전’과 ‘동의보감’ 등의 목판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완판본이 어떻게 책으로 만들어 졌는지 알 수 있는 목판인쇄체험과 제본체험을 비롯해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도 수강할 수 있으니, 전주를 방문하면 완판본문화관을 꼭 한번 들러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