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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말 이빨 닮은 마가목, 중풍·기관지·관절염에 특효!


<붉게 익은 마가목 열매. 열매와 가지, 잎까지 모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 사진: 산림청>


설악산 백담사 아래에 있어 백담마을이라고 불리는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에서는 가을에 축제가 열립니다. 그 주인공은 마가목이라는 나무인데요. 이른 봄철 눈이 틀 때의 모습이 말의 이빨처럼 힘차게 솟아오른다고 해서 한자로 마아목(馬芽木)으로 쓰기도 하는 마가목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사람에게 유용한 나무입니다. 9월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가을에 탐스러운 열매와 아름다운 단풍으로 사랑 받는 마가목은 어떤 나무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울릉도의 마가목입니다. 붉게 익은 열매가 눈에 띄네요/ 사진: 울사모>


마가목은 장미과 마가목속에 해당하는 갈잎작은키나무입니다. 전세계에 약 100여 종류가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4종류와 변종이 깊은 산에서 군락을 지어서 자라고 있습니다. 추위를 잘 견디기 때문에 고산지대 바위 난간이나 척박한 곳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는데요. 봄과 초여름인 5~6월에 흰색 꽃이 피고 10월경에 붉은 열매가 달립니다. 처음에는 노랗게 익은 열매가 점점 붉은빛으로 변해가는데 나무줄기에 매달려 있던 열매가 완전히 익으면 자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축 늘어질 정도로 많은 열매를 맺는 것이 큰 특징이죠. 


마가목을 많이 볼 수 있는 곳은 울릉도입니다. 가을에 울릉도의 성인봉을 오르다 보면 빨갛게 단풍이 들어 눈에 띄는 나무는 거의 마가목이라고 합니다. 다른 나무보다 빨리 단풍이 들기 때문에 눈에 쉽게 띄지요. 기름진 땅과 마가목이 살기 적합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울릉도는 마가목의 천국이 되었고, 가로수로 채택되기도 했답니다. 울릉도뿐 아니라 강원도 정선, 인제 등에서도 마가목을 볼 수 있습니다.


나무의 생명력과 효능은 비례하는 것일까요? 마가목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을 많이 가지고 있는데요. 마가목은 기침을 멈추게 하고 가래를 없애주며 비장을 튼튼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합니다. 민간요법이나 한의학에서도 마가목의 효능에 대해 극찬하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마가목은 중풍과 어혈을 낫게 하고 몸이 쇠약한 것을 보하는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성기능을 높이며 힘과 다리의 맥을 세게 하며 흰머리를 검게 한다는데요. 조선의 명의 이경화 역시 <광제비급(廣濟秘級)>이라는 책에서 말하기를, 마가목으로 술을 담가서 먹으면 른여섯 가지 중풍을 모두 고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오래 전부터 명의에게 인정받은 마가목, 현대인들은 어떻게 이용하면 좋을까요? 

  

<싱그러운 마가목 꽃(좌)과 열매 / 사진: 나무와 문화연구소> 


시큼한 맛의 마가목 열매는 기침과 가래를 없애는 데 특효약입니다. 마가목 열매로 35도쯤 되는 증류주에 담가 6개월 정도 두면 열매를 닮은 붉은 빛깔의 술이 되는데, 이 술을 소주잔 크기의 컵으로 한 잔씩 하루 세 번 마시면 양기부족, 기침, 위장병에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기운 없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고, 오래 먹으면 몸의 순환이 잘 되며 근육과 뼈가 튼튼해지죠. 현대인에게 자주 생기는 질병이 순환계 문제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합니다.   


마가목 열매를 가루로 만들어서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마가목 열매를 5시간 동안 술에 담갔다가 시루에 쪄서 말리고, 이를 가루로 만들어 하루 세 번 한 숟갈씩 더운 물과 함께 먹으면 호흡기질환에 탁월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가루약 먹듯이 챙겨서 먹으면 비염이나 기관지염이 훨씬 좋아진다고 해요.  


그뿐 아니라 은은한 향이 일품인 마가목 열매는 차로 만들어 마시는 것도 아주 좋지요. 특히 평소에 몸이 잘 붓는 분에게 아주 좋습니다. 마가목에는 이뇨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하루 2~3회씩 꾸준히 마셔주면 부종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마가목은 열매뿐 아니라 줄기나 가지 껍질도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호흡기질환, 손발저림, 요도염 등을 예방 및 치료하기 위해서는 마가목의 껍질이나 줄기를 끓여서 차로 꾸준히 마셔주면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중국의 <본초도감>과 황도연의 <방약합편>에는 가지와 껍질은 10~20그램을 물로 달여서 복용하도록 권하고 있는데요. 대략 2리터 물에 종이컵 1개 분량 정도의 마가목 줄기와 껍질을 넣어 한 시간 정도 푹 끓여 물이나 차 대신 수시로 마시면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마가목은 열매와 가지, 잎까지 모두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 사진:위키백과>


마가목이 많이 자라는 인제군 용대리 백담마을의 어르신들은 유독 혈기가 왕성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일반적인 노인들에게 나타나는 관절염이나 근육과 관련된 병으로 고생하시는 분이 적다는 것인데요. 생활 속에서 마가목을 이용한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마가목은 닭과 궁합이 잘 맞습니다. 닭백숙을 할 때 마가목의 가지와 열매를 넣어 2시간 정도 끓이면 마가목 닭백숙이 되는데요. 앞서 살펴본 마가목 성분을 생각해보면 이만한 보양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음은 마가목으로 발효액으로 만들어 마셔도 좋습니다. 붉게 익은 열매를 설탕과 1:1비율로 유리병에 담으면 되는데요. 새콤한 맛의 마가목 효소를 장기 복용하면 관절에 큰 도움이 됩니다. 


동의보감에서 나와 있듯 마가목이 관절 주변에 염증을 줄여주고 인대 근육을 강화시키며 연골 보호효과와 뼈 파괴를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서겠죠. 물에 타서 시원하게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몸에도 아주 좋습니다 


아주 쉬운 방법은 마가목 잎을 무쳐 반찬으로 먹는 것입니다. 마가목 특유의 쌉쌀한 맛과 양념이 잘 어우러져 입맛 도는 맛있는 밥상이 됩니다.  


줄기와 잎, 열매를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마가목. 마가목 열매를 배갯속으로 넣어 은은한 향과 지압효과를 즐길 수도 있고, 마가목 열매를 티백에 넣고 끓여낸 물로 족욕을 하는 것도 건강에 아주 좋다고 하는데요.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매력 있는 마가목을 만날 수 있는 가을이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