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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임업인 인터뷰

산림경영, 이것이 답이다.




여러분들에게 숲은 어떤 의미인가요? 어떤 이들에게는 일터가 되고, 어떤 이들에게는 휴식처가 되는 곳이 숲입니다. 최근에는 숲을 생명의 자원으로 보는 시각이 크게 늘면서 숲과 사람이 서로 공존을 모색하기도 합니다. 매년 아름다운 숲을 추천받아 시상하고, 전 국민적 관심을 불러 일으켜 숲을 가꾸는 것과 동시에 지역들의 발전을 꾀하기도 하죠. 또 다른 한편에선 숲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노력하기도 합니다. 바로 ‘산을 경영주체’로 보는 것, 이를 ‘임업’이라고 하지요. 

생명 자원의 숲을 경영하는 것은 어떤 것을 의미 할까요. ‘생명의 숲’ 공동대표인 ‘마상규’ 대표를 만나 임업의 의미를 되새겨 보았습니다. 다음은 마상규 대표와의 일문일답.





Q. 그 동안 임업과 관련해 여러 요직을 맡으셨고, 지금은 생명의 숲 대표로 재임 중이십니다. 대표님께서 임업인으로 걸어오신 길에 대해 간단하게 소개해 주세요.

A. 대학을 비롯해 기능인직업훈련, 직업훈련교육 등 임업인 인재양성에 힘써 왔습니다. 1975년부터 1994년까지 한독경영협력사업을 통해 산림경영전문인을 양성하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숲은 녹화단계를 거쳐 숲 가꾸기의 단계에 이르렀습니다. 지금은 산림생산 단계라고 볼 수 있죠. 산림생산이 잘 이루어지려면 전문 인력양성이 필수적입니다. 이것을 미리 준비한 것이죠. 


Q. 말씀하신 한독경영협력사업은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인가요?

A. 독일과의 협력사업으로 산림을 경영했던 사업입니다. 경남 울주군에 4,000ha를 2,000ha씩 두 구역으로 나눠서 조림부터 목재생산까지 산림경영을 했습니다. 처음 시작할 당시에는 전문적인 산림경영이 목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인력을 양성하는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우리나라는 전문산림경영인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산림을 경영할 수 있는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지도 않았습니다. 전문산림경영자를 양성해 산림경영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Q. 임업에서 ‘산을 경영한다’고 많이 표현하는데 이런 표현에 대해 대표님은 어떤 견해를 갖고 계신지요?

A. 산림을 전문적으로 경영하려면 2,000ha 규모의 산을 소유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실정은 그렇지 않습니다. 보통 2~3ha 정도를 소유하고 있지요. 산림경영하기에는 턱없이 적은 규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산주(山主)들이 협력해서 경영을 하는 시스템이 마련되어야 하지만 ‘내 것 남의 것’ 구분이 정확한 우리나라 정서상 그렇게 되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산림 경영을 제대로 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Q. 임업분야가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주목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성장 동력사업으로 임업의 산업적 특성과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숲은 생명의 원천입니다. 바이오에너지에서부터 의학 분야까지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임업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미 임산물 등은 약용자원과 식용자원으로 활용되고 있잖아요. 그러나 미래 성장 동력 사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복합경영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산에서 재원을 얻는다는 개념에서 산림 및 식용자원·약용자원 등을 재배한다는 개념으로 전환이 필요합니다. 임업인들에게 일터가 되고, 산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또한 경영에 대한 책임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산림이 제대로 경영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이 뒤따라야 합니다. 산이라는 자본과 노동자, 산주(山主), 주민 등의 인적 인프라 그리고 사회 지원이 복합적으로 지원 되어야 합니다.


<생명의 숲 마상규 공동대표>




Q. 현재의 임업기술과 트렌드는 무엇이 있을까요?

A. 현재 트렌드를 살펴보자면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생태적 측면이고, 또 다른 하나는 산림복지 측면입니다. 생태적인 측면에서 매우 발달해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무가 목재로 상품성을 가지려면 40년을 성장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대부분 나무가 40년 정도가 되어 있지요. 생태적으로는 완숙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산림 복지는 이제 막 조성되는 단계이지요. ‘힐링’이 대세를 이루는 만큼 산림복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입니다. 이미 휴양림, 등산로, 숲길 등이 많이 조성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요. 하지만 산림복지가 체계적으로 성장을 위해서는 임도(林道)가 잘 발달 되어야 합니다. 전남 장성군의 치유의 숲이 성공하게 된 요인은 임도(林道)가 잘 발달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렇지만 아쉽게도 우리나라는 임도(林道)가 발달된 편이 아닙니다. 유럽의 경우 1ha당 30m의 임도가 있지만 우리나라는 1ha당 약 2.6m뿐입니다. 임도(林道)는 기계설비가 다닐 수 있는 길을 말하지만, 이 길은 산책로도 이용될 수 있어요. 휠체어를 타고도 산을 갈 수 있게 되는 거죠. 


Q. 임업 선진국인 유럽, 일본 등과 국내의 차이는 무엇이 있을까요? 산업적 규모, 정부지원 등에서 설명 부탁드립니다. 

A. 제가 ‘한국-독일 경영 협력 사업’을 하고 있을 당시 독일의 산림 전문가는 산림경영의 모델을 일본에서 찾지 말라고 말하더군요. 일본이 우리나라와 비교해 임업 선진국임에는 틀림없지만 유럽에 비하면 선진국이라 할 수 없죠. 유럽의 경우 1ha 당 목재생산량이 약 5㎥인데 일본은 2㎥, 우리나라는 0.5㎥에 불과합니다. 이것은 임도(林道)의 밀도와 비례합니다.

인식의 차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산을 개인자본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 유럽은 사회적 자본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때문에 지역민, 산주(山主), 사회적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죠. 


Q. 생명의 숲과 임업의 연관성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요?

A. 생명의 숲의 시작은 임업인들의 일터를 창출하는 것에서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던 것이 서비스, 문화·복지의 개념까지 확장이 된 것이죠. 지금은 ‘생명의 숲’하면 환경 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합니다. 하지만 숲이 생명의 가치를 지니려면 경제적 개념도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임업인에게는 일터가 되고, 산주들은 수익을 창출하고, 지역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지속가능한 숲이 될 때 생명의 숲으로 가치가 증진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