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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봄의 시작 '입춘'에 꼭 먹어야 하는 산나물! '오신반'


 


봄을 알리는 첫 절기, 입춘(立春)입니다. 올해 입춘은 2월 4일로 봄을 알리는 날이죠. 이맘 때가 되면 얼어붙었던 땅이 풀리고, 움츠러 든 몸의 기운이 활짝 펴는 시기입니다. 입춘이 되면 우리 조상들은 오신반(五辛槃)이라고 해서 눈 밑에서 갓 돋아난 햇나물을 먹으며 봄을 맞이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겨우내 잃어버렸던 입맛을 돋워주고, 겨울 동안 섭취하기 어려운 비타민 등을 섭취하여 영양을 보충하기 위함입니다.




오신반은 다섯가지 나물을 말하는데 딱히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움파(겨울에 움속에서 자란 빛이 누런 파), 멧갓(말린 갓), 무초, 승검초(당귀싹), 달래, 평지(유채), 부추, 무릇, 마늘 등 입춘 무렵에 자라는 어린 싹 중 매캐하고 쓴맛이 강한 다섯 가지 나물을 무쳐 먹는 것을 말합니다.



불교에서는 오신채, 즉 파, 마늘, 부추, 달래, 무릇(또는 흥거: 파,마늘과 비슷한 여러해살이 백합과 풀)과 같은 향이 강하고 자극적인 식재료의 섭취 자체를 금했는데, 이러한 자극적인 음식이 인간의 정신과 육체를 흥분시키고 이로 인해 번뇌를 일으켜 수행을 방해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조들의 음식에는 자극적인 음식은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알려져 있죠. 하지만 절기 중에 이 자극적인 음식을 권하는 유일한 절기가 있으니, 그 절기가 바로 ‘입춘’입니다.




겨울 동안 움츠러 들었던 몸의 기운을 복돋워 줄 향긋한 봄 산나물 다섯 가지를 소개해 드릴까 해요. 이름하여~ 봄을 알리는 임산물 오신반!


추위에 얼어버린 여러분의 입맛을 돋궈줄 첫 번째 산채! 바로 참나물입니다. 참나물은 그늘지고 습기 많은 곳에서 자라는 미나리과의 여러해살이풀로 비타민이나 철분, 칼슘 등의 영양소가 다량으로 함유된 친환경 건강식품이죠.


 

<참나물과 돌나물 – 출처: 소망농원(좌) / 농촌진흥청(우)>


참나물은 봄과 초여름에 연한 잎을 잎자루와 함께 생으로 쌈을 싸서 먹거나 데쳐서 나물로 먹습니다. 참나물은 이른 봄 입맛을 살려주는 별미로  꼽힙니다.


두번째 소개해 드릴 오신반은 돈나물, 또는 수근초라고도 부르는 돌나물입니다. 땅에 붙어 자라며, 번식력이 왕성한 돌나물은 잎, 줄기, 뿌리를 모두 채취해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열을 내리고 해독을 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돌나물은 김장김치가 떨어지고 햇김치감이 나오기 전, 어중간한 시기에 김치감으로서 요긴하게 사용되어 왔습니다. 새콤하고 시원한 돌나물 김치로 봄철 입맛을 돋우는데 환영 받아왔죠. 또한 단백질, 지질, 당질, 섬유, 회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며, 섬유질이 적고 비타민C와 인산이 풍부한 건강식품입니다.




세 번째 오신반은 단백질, 칼슘, 인, 철분, 비타민B1·B2, 니아신 등이 함유되어 알칼리성 식품인 취나물입니다. 맛과 향기가 뛰어나 산나물의 대표라고 할 수 있죠. 취나물은 시원한 반음지와 물 빠짐이 좋은 토양에서 잘 자라며 병해중에 강해 재배가 수월한 산채류입니다.


<참취– 출처: 산림청>


취나물에는 참취, 개미취, 각시취, 미역취, 곰취 등이 있는데 그 중 곰취는 맛과 향이 뛰어나며, 구하기 어려워 산나물의 제왕으로 평가 받고 있는 산채입니다. 취나물은 살짝 데쳐 쓴맛을 없앤 후에 갖은 양념에 무치거나 볶아서 먹는데요. 감기, 두통, 진통에 효과가 있어 한약재로도 이용됩니다.


네 번째 오신반의 주인공은 곤드레입니다. ‘고려엉겅퀴’란 국명을 가진 산채로 곤드레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나물입니다. 고려엉겅퀴는 여러해살이풀입니다.

 

<고려엉겅퀴 – 출처: 산림청>


고려엉겅퀴는 지역에 따라 차이가 나지만 4월에서 6월까지 먹을 수 있습니다. 데쳐 우려낸 다음 묵나물, 국거리, 볶음으로 요리가 가능하며, 과거에는 구황식물로 이용되었습니다. 최근에는 건강식으로 곤드레밥이 많은 인기를 받고 있습니다. 지금도 강원도 일대에서는 최고의 나물로 평가합니다.




마지막 다섯 번째! 삽주입니다. ‘산에서 맛있는 것이 삽주싹과 더덕인데 며느리 주기 아깝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산나물 가운데서도 맛이 좋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삽주는 굵은 뿌리를 가지고 있는데 백출, 창출이라고도 불리며, 뿌리줄기에 방향성 정유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방향성 정유의 주성분은 아트락틸론인데, 이것이 후각을 자극하여 반사적으로 위액의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하죠.


<삽주– 출처: 산림청>


삽주를 말려 1회에 2~3g씩 200cc의 물로 달여서 복용하면 발한, 해열, 이뇨, 진통, 건위 등의 효능이 있어 식욕부진, 소화불량, 위장염, 신장기능 장애로 인한 빈뇨증, 팔다리 통증, 감기 등에 좋다고 합니다. 요리는 어린순을 나물로 해먹는데, 쓴맛이 있으므로 여러 번 물을 갈아가며 데쳐서 잘 우려낸 다음 간을 해서 먹습니다. 때로는 생채로 먹기도 하는데 쓴맛이 입맛을 돋우어주죠.


이제 곧 따사로운 햇살이 우릴 어루만져 주는 봄이 옵니다. 유난히도 추웠던 올 겨울, 많이 지치셨죠? 동장군의 횡포에 고생했던 여러분~ 본격적인 봄의 시작에 앞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치유해주는 우리 산나물과 함께 하는 것을 어떨까요? 오신반과 함께 건강한 봄을 시작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