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겨울산 좋아하세요? 겨울산에는 다른 계절 때 느낄 수 없는 매력이 숨어 있는 것 같아요. 비록 날씨는 추워도 그 자리에서 묵묵하게 서 있는 산을 보며 삶에 대해 생각하고 지나간 시간들을 정리해 보기에는 겨울산이 제격이죠.
그중에서 코스도 완만하여 걷기 좋은 산으로 억새 명소로 유명한 명성산이 있습니다. 명성산은 신라의 왕자로 태어난 궁예가 나라를 잃어 산과 함께 울었다는 데서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억새 명소로 명성산이 유명해 지면서 그 해석을 조금 달리하기도 하는데요, 명성산이 울음산인 이유가 산 정상에 핀 억새가 눈물나도록 아름다워서라는 것이죠. 명성산 정상의 억새가 얼마나 멋지기에 그런 해석이 나왔을까요? ^^
한해의 끝자락으로 향하고 있는 지금, 억새 명소 명성산에서 멋진 풍광을 감상하며 다가오는 새해에 대한 계획을 앞서 세워보는 것도 좋겠죠!
명성산은 경기도 포천과 강원도 철원을 잇는 요충지이자, 남과 북을 가르는 한반도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리적으로 두 곳을 연결하기도 나누게도 하는 운명을 타고 난 산이죠. 억새 명소이기에 정상의 억새물결만 볼만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산 굽이굽이를 돌 때마다 각각 묘한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경기도 포천 산정리에 있는 명성산은 의정부역에서 138-6번 버스를 타면 2시간 남짓 걸려 도달할 수 있는데요, 시골버스의 특성상 실제 거리보다 오래 걸리는 편입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마을을 둘러서 가는 느린 버스길도 재미있는 추억이 될 수 있을 거예요.
먹자골목을 뚫고 산 입구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명성산 종합안내도가 보이는데요, 이때 명성산의 4개 코스 중 하나를 선택하셔야 합니다. 각 코스별 거쳐 가는 지점은 ▲1코스 : 주차장-비선폭포-등룡폭포-억새밭-팔각정 ▲2코스 : 주차장-비선폭포-책바위-팔각정 ▲3코스 : 자인사-돌계단-이정표-팔각정 ▲4코스 : 산안고개-명성산 정상-삼각봉-능선길-등룡폭포-비선폭포-주차장입니다.
1코스부터 3코스까지는 왕복 3시간이 걸리고요, 4코스는 4시간 정도 소요됩니다. 만약 억색 명소로 알려진 명성산의 얼굴을 가까이서 제대로 보고 싶다면 제1코스로 트레킹을 하시면 됩니다. 그럼 올라가 볼까요? ^^
명성산은 완만한 산으로 알려져 있지만, 흙산이 아닌 돌산이기 때문에 오를수록 산세가 있기도 합니다. 주차장부터 비선폭포까지는 이십 분 정도 걸리는데요, 이곳에서 다리 두 개를 지나면 등룡폭포가 나옵니다. 등룡폭포는 용이 폭포수의 물안개를 따라 등천했다는 전설을 담고 있는 곳으로 두 개의 기암절벽에 걸쳐 떨어지는 폭포의 장엄한 절벽이 계단형식으로 형성되어 있어 ‘이중폭포’ 또는 ‘쌍용폭포’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등룡폭포를 지나면 억새 명소인 명성산의 모습과 보다 가까워 지는데요, 대신 지금까지 작은 돌멩이들을 밟고 슬렁슬렁 올라왔다면, 조망데크부터는 한껏 뒷심을 발휘해야 오르기 수월합니다.
억새꽃이 악수를 청하는 지점은 억새꽃군락지의 시작점에 불과해요. 은근과 끈기로 참고 오르다보면 연암 박지원의 ‘호곡장(號哭場)’을 떠오르게 하는 광활한 억새 벌판이 펼쳐지죠. 아쉽고 서러운 마음이 있다면 억새밭 한가운데서 실컷 울면서 털어내고 싶은 마음이 드실거예요. 가보시면 압니다. ^^
억새를 보며 어느 정도 걸었다 싶을 때쯤, 뒤를 한번 돌아보세요. 돌아보는 순간 명성산의 장엄한 억새언덕과 마주하게 됩니다. 왜 명성산이 억새 명소로 알려졌는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실 거예요.
억새밭에서 궁예약수터를 지나 바위 하나를 더 넘으면 제1코스의 마지막 지점인 팔각정이 나옵니다. 팔각정에서는 궁예의 눈물이 고여 호수가 됐다는 산정호수의 시원함을 감상하며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억새 물결에 춤추는 명성산의 모습을 한눈에 담으며, 가슴이 뻥~하고 뚫리는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예요.
올해가 가기 전, 억새 명소로 유명한 명성산으로 향해 보는 건 어떨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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