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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크리스마스 트리로 좋은 구상나무, 멸종위기라는데..


 

지구상에는 인간을 포함, 약 170만종의 생물종이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있었다’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는데요. 하루 50~100종이상의 생물이 계속 멸종되는 상황이기 때문이죠. 과학자들은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2050년에는 지구상의 생물 중 4분의 1이 사라질 것이란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지구는 생명체 공존의 공간! 이대로 가다간 지구멸망의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입니다.

 

<소중한 지구를 지켜주세요>

 

악어와 악어새, 꽃과 나비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동•식물의 공생관계. 하지만 생물종이 계속 파괴되어 간다면 오랜 시간 지구를 유지해온 이러한 체계(생태계)가 무너지게 되는데요. 오늘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가치를 일깨우기 위해 유엔(UN)이 정한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입니다. 바로 사라져가는 여러분 주위의 이웃을 보호하는 날이죠.




1994년 제1차 생물다양성협약 가입국 회의에서 협약 발효일(1993년 12월 29일)을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로 정한 것이 그 시초인데요. 오늘은 5월 22일! 지금과는 날짜가 다르죠? 이건 2000년 12월 브라질에서 개최된 지구환경정상회의에서 협약 발표일(1992년 5월 22일)로 변경하는 것이 채택됐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001년부터는 매년 5월 22일을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로 정하고 있죠.

 

여기서 궁금증이 하나 생기는데요. 회의에 참여한 나라들이 가입한 ‘생물다양성협약’이 무엇이냐! 지구상의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해 마련된 협약으로 1992년 ‘유엔환경개발회의’에서 채택, 1993년 12월 29일부터 발효됐습니다. 우리나라는 154번째 회원국이죠. 생물다양성협약은 전문과 42개 조항, 2개 부속서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국가별 지침을 별도로 마련해 이를 실천하도록 생물 자원의 주체적 이용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을 이야기하며 빼놓을 수 없는 게 하나 있는데요. 바로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입니다. 국제연합(UN)의 지원을 받아 1948년에 설립된 국제기구로 세계 곳곳 멸종위기에 처한 자연자원 보호를 위해 노력하고 있죠. 우리나라에도 이들이 지정한 멸종위기종 나무가 있습니다. 더욱이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고, 우리나라에서만 자생하는 식물이어서 더욱 보호가 필요한데요. 바로 국내 유일 자생식물 ‘구상나무’입니다. 오늘은 ‘세계 생물종다양성 보존의 날’을 맞아 멸종위기에 처한 세계 유일 국내에만 자생하는 ‘구상나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상나무 - 출처: 산림청>

 

구상나무 이름은 바늘 모양의 돌기가 갈고리처럼 꼬부라진 모양을 뜻하는 ‘구상(鉤狀)’이라는 말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해발 500~2,000m 습기가 많은 숲 속에서 자생하며 한라산, 무등산, 지리산, 덕유산 등지에서 볼 수 있죠. 어렸을 때는 원추형의 수형이지만 크면서 원정형으로 자라며, 높이는 거의 20m에 이를 정도로 큰 나무입니다. 수피는 잿빛을 띤 흰색인데 노목이 되면 껍질이 거칠어지며 회갈색으로 변합니다. 소나무과의 상록 침엽 교목으로일반 소나무와 착각할 수 있는 모양새이고 솔방울 또한 달려있습니다.

 

<구상나무 열매 – 출처: 산림청>

 

구상나무와 비슷한 나무로 솔방울 열매 빛깔이 녹색에서 황록색으로 변하는 푸른 구상나무, 검은 빛을 띠는 검은 구상나무, 붉은 빛을 띠는 붉은 구상나무 3종류가 있는데요. 모두 한라산에서 자랍니다. 구상나무는 약 200~300년을 사는데요. 어렸을 때는 서늘한 그늘을 좋아하다가 다 커선 햇빛을 좋아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형이 매우 아름다워 크리스마스 트리로 사랑 받는 나무입니다. 또한 관상용,  공원수, 정원용으로도 많이 쓰이고, 목재는 누런빛이며 재질이 좋아 가구재, 건축재, 펄프재 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구상나무는 가문비나무, 종비나무, 분비나무 등 고산수종들과 함께 한반도 기후변화의 척도가 되는 ‘기후변화지표종’인데요. 해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평균기온이 높아지며 주요 분포지인 지리산을 중심으로 구상나무 면적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1980년대 262ha에 이르던 지리산의 구상나무 서식지가 2000년대 들어서는 17.6%줄어든 216ha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실시한 국내 구상나무 군락별 유전다양성 분석 결과, 지리산 구상나무의 유전다양성은 0.334로 덕유산 0.404, 한라산 0.405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전다양성은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해서 생존할 수 있는 유전자가 얼마나 많은가를 따지는 척도인데요. 유전다양성이 높으면 환경변화에 적응해 생존할 확률이 높죠.

 

또 유전자를 잃어버릴 가능성을 보여주는 유전자소실위험도는 한라산에 비해 지리산이 4배이상 높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니 지리산만 상황이 안 좋아 보일 수도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넓게 분포하고 있는 한라산 구상나무 군락조차 기후변화에 따른 수세약화 및 소나무, 제주조릿대 등 경쟁식물의 분포영역확대로 인해 소멸 위기에 놓인 상태입니다.

 

<한라산 구상나무 숲 - 출처: 산림조합중앙회>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상태를 방치한다면, 구상나무는 2090년쯤 그 모습을 완전히 감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지만, 구상나무를 멸종위기로 몰아넣는 1차 원인은 지구온난화로 인해 고산지대 기온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해요. 산림청은 구상나무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데요. 우리도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 구상나무를 지키는데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십 수년 전만 해도 자주 볼 수 있던 동•식물 친구들! 지금도 자주 만나고 있나요? 이미 멸종되어 버린 종도 있고, 점차 모습을 보기 힘들어지는 종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구는 우리만의 것이 아니죠? 풍요로운 땅 지구는 모든 생명체의 공간입니다. 이제부터라도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지구를 만들기 위해 환경보호에 앞장서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