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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숲드림 이야기

상처투성이 가로수, 원인과 대책은?


도시숲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가로수가 도시의 품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최근 테마가 있는 가로수거리 조성, 특정 수종의 가로수로 거리를 특화하여 도시의 브랜드를 만들기도 합니다. 쾌적한 거리를 조성하여 관광 상품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노력들이 지자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죠. 

그런데 가로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에서도, 상처투성이로 신음하는 가로수가 많이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상처투성이 가로수, 과연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숲드림이 살펴봤습니다. 

최근 한국임업진흥원 시험평가팀은 동대문구 회기로 57 세종대왕기념관삼거리에서 회기사거리 사이에 있는 은행나무 가로수를 조사해 봤는데요, 그 중 가로수 68%의 내부가 썩어 들어가는 현상이 진행되고 있고, 보호 덮개에 의한 피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8%라니, 꽤 높은 비율이죠? 

[차도에 있는 가로수 모습]


가로수의 속이 썩어 들어가는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을 진단한 결과 줄기 표면에 입은 상처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는데요, 더위와 추위의 자연환경 외에 외부 구조물 때문에 생긴 나무 표면의 상처가 각종 세균에 감염되면서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상처를 입은 가로수 모습]

나무에 상처가 난 부위는 각종 균에 감염되기 쉽고, 감염된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 나무 내부로 파고들게 됩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무 내부로 파고든 감염된 부분들 때문에 나무 세포는 죽어가고 그러면서 나무의 수분함량도 줄어들게 되죠. 이렇게 상처가 난 나무의 관리가 잘 이뤄지지 않으면 균, 박테리아 등에 의하여 결국 나무 내부는 썩게 됩니다.  

[도시 주택가의 가로수 모습]

사람들처럼 나무도 상처를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덧나고 상처의 내상이 더 깊어지는 건데요, 도시에 있는 가로수의 경우 도시의 여러 외부환경에 의해 영향을 받기 때문에 세심한 관찰과 관리가 필요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가로수 줄기 표면의 상처는 어떻게 생기는 걸까요? 

[내부 썩음에 의한 피해 모습]

주요 원인은 도로의 재포장, 보도블록 교체 등 도로정비 사업과 자동차 충돌 등의 인위적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합니다. 또한 가로수를 보호하기 위하여 가로수와 지면이 닿는 부분에 철제 보호 덮개를 설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가로수가 성장하면서 보호 덮개와 닿아 상처가 나고 뿌리의 변형 등이 일어나는 피해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가로수와 지면이 닿는 부분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치한 철제 보호 덮개는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가로수 밑부분의 변형, 덮개의 들림을 방지하기 위하여 가로수 밑부분의 절취행위로 인한 뿌리 썩음 발생, 덮개 보호부위와 노출부위의 굴곡으로 인한 보행자의 안전이 방해를 받고 있죠. 



[철제 보호덮개에 의한 피해 모습]

따라서 철제 보호 덮개를 제거하고 자연 상태로 하거나 유연성이 있는 고무덮개 등으로 재료를 바꾸는 일이 필요한 상태입니다. 여러분도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딱딱한 철이 내 몸의 성장을 방해한다면, 굉장히 불편하고 아프지 않겠어요?  

그리고 가로수의 경우는 대부분이 활엽수인데요, 활엽수에는 스스로 치유할 수 있는 세포가 없어 작은 상처라도 세월이 지나면 속 썩음이 크게 확장될 수 있습니다. 소나무, 낙엽송, 삼나무, 편백나무 등의 침엽수의 경우 수지(나무진)를 생성할 수 있는 수지구나 수지세포가 있어작은 상처는 자연히 치유되고 썩음이 크게 확장되지는 않지만 활엽수의 경우는 그렇지가 않죠. 


이제 봄이 왔으니 가로수 정비사업도 본격적으로 시작될 텐데요. 가로수 정비사업 시 시공업체에 가로수 피해방지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 보호 덮개 등으로 인한 가로수의 피해를 줄여 보는 건 어떨까요? 기존에 피해 입은 가로수는 피해정도에 따라 수관을 적절히 조절하고, 태풍에 대비해 속 썩음이 심한 가로수는 교체를 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도시의 품격을 높이고 사람들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하는 가로수, 상처투성이로 고통 받지 않도록 앞으로는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보호하도록 해요. 이제 숲드림도 길가에 있는 가로수를 보면, 그냥 무심코 지나가지 않을 거예요. 어디가 아프지 않은지 세심하게 관찰하며 걸을래요. 여러분도 그러실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