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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길산책

메타세콰이어길이 있는 진안으로 가을여행 떠나기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인정받는 드라마로 <내 딸 서영이>를 빼놓을 수 없어요. 종영된 지 반년이 흘렀지만 그 잔향은 여전히 진하게 남아있는데요, 희미해져 가는 가족의 의미를 잔잔히 풀어가며 그에 대한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워주었죠. 



드라마 <내 딸 서영이>는 대한민국을 울리고 웃기며 행복한 시간을 선물했는데요, ‘국민 딸’ 서영이(이보영 분)의 추억이 아롱아롱 맺혀 있는 전북 진안의 메타세콰이어길과 마이산탑사로 가을여행을 떠나 보는 건 어떠세요? ^^


<내 딸 서영이>는 바로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이들의 소소한 삶과 사랑이 드라마 속에 고스란히 녹아있죠. 대부분의 드라마에서 볼 수 있는 복잡한 갈등이나 자극적인 소재는 없지만, <내 딸 서영이>는 따뜻한 가족 간의 사랑을 담담히 풀어내며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이끌어 냈어요. 방영 내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으며 승승장구한 끝에 ‘꿈의 시청률’이라는 5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해 ‘국민드라마’란 영광을 누렸어요. 


[전북 진안 메타세콰이어길](사진 : KBS 드라마 '내 서영이' 캡쳐) 


높았던 인기만큼이나 지금까지 기억에 선명한 명장면이 많지만, 시청자들이 입을 모아 최고의 장면으로 꼽는 것은 서영이가 어머니의 고향인 전북 진안을 찾아가 우재(이상윤 분)와의 추억이 남겨진 곳을 찾아다니며 이별을 준비하는 부분이에요. 


[메타세콰이어길(가을)] 


당시 서영이가 어머니와의 추억을 되짚으며 걸었던 길이 바로 ‘진안 메타세콰이아길’이죠. 진안 메타세콰이어길은 측백나무의 한 종류인 메타세콰이어와 전나무가 나란히 심어진 아름다운 길이에요. 담양에 비해 그 규모는 다소 작지만, 정겨움이 가득한 길에는 눈에 보이는 것 이상의 아름다움이 느껴져요. ^^



[메타세콰이어길(여름)] 

 

드라마 속 서영이는 천천히 이 길을 거닐며 즐거웠던 어린 시절을 돌아보는 한편 이제 다시 만날 수 없는 어머니를 영원히 잊지 않기 위해 스스로에게 다짐을 합니다. 메타세콰이어길은 서영이와 어머니가 함께했던 과거의 흔적이었죠. 


이렇듯 진안 메타세콰이어길은 길지 않지만 과거와 만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줍니다. 예스러운 향취를 담뿍 머금은 채 세월을 싣고 달리는 버스를 동반자 삼아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해주죠. ^^


서영이가 어머니의 유골을 저수지에 뿌리며 혼잣말을 내뱉었던 장면에서 눈가를 훔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요? 처절하리만치 서글펐던 이 장면의 배경이었던 저수지는 진안이 자랑하는 명산(名山), 마이산의 입구에 위치해 있어요. 마이산은 진안을 넘어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산으로 백년의 세월을 오롯이 버텨온 ‘마이산탑사’로 특히 유명한 곳이에요. 


[전북 진안 마이산](사진 : KBS 드라마 '내 서영이' 캡쳐)


서영이가 어머니와의 이별을 마친 후 찾아갔던 마이산탑사는 한 세기 전 이곳에서 수행하던 이갑룡 처사가 하늘의 계시를 받아 나라와 민족의 안녕을 위해 만들었다는 전설을 갖고 있어요. 이 처사는 30년의 세월동안 120여 개의 석탑을 쌓았고 백년이 넘는 세월이 지났음에도 80여개의 석탑이 당시의 모습 그대로 남아있답니다.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마이산탑사는 세계 8대 불가사의에 버금가는 ‘동양의 신비’로 불리고 있어요. 


[마이산탑사] 


마이산탑사에는 숨겨진 이야기가 하나 더 있어요.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이 만나는 곳에 위치한 마이산은 대한민국에 솟은 수천 개의 산 중에서도 그 기(氣)가 가장 센 곳으로 꼽혀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건국에 앞서 마이산을 찾아와 기도를 올렸다는 기록은 이 같은 사실을 방증하고 있죠.  


[마이산] 


이후 이성계의 조선건국 기원기도가 현실로 이뤄지자 ‘마이산탑사에서 기도를 하면 반드시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생겼다고 해요. 때문에 매년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이곳을 찾아와 각자의 바람을 남기곤 하는데요, 여러분도 메타세콰이어길 다음으로 마이산탑사을 찾아가 소원을 빌어 보는 건 어떨까요? ^^



전북 진안의 시간은 매우 느리게 흘러갑니다. 흘러가는 시간조차 아쉬운 듯 자꾸 뒤를 돌아보는 아름다운 고장이죠. 가을이 깊어가는 요즘. 지나간 추억과의 뜻하지 않는 즐거운 만남을 위해 전북 진안의 메타세콰이어길과 마이산탑사를 방문해 보세요. 연인 또는 가족들과 함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