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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임업인 인터뷰

25년간 소나무 재배에 열정을 쏟는 임업인 ‘조주연’씨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어떤 나무일까요? 아마도 소나무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옛 시조에서 지조와 절개를 말할 때 소나무에 빗대었고, 애국가 2절에서는 우리나라의 전통성을 철갑을 두른 소나무로 묘사했죠. 또한 먹을 것이 없던 시절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는 먹거리가 되어주었고, 땔감, 건축자재로도 이용되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사내 아이가 태어나면 소나무를 심고, 금줄에는 솔가지를 걸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소나무로 관을 짜서 망자를 배웅하기도 했죠. 어찌 보면 소나무는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죽을 때까지의 일생을 함께하는 것이죠. 그만큼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가 바로 소나무입니다.


절개의 상징 소나무, 이제는 눈을 즐겁게 해주는 조경수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변함 없는 소나무처럼 한 곳에서 반평생을 소나무재배에 몸을 바쳐 온 임업인 조주연씨를 만났습니다.

 


<25년째 소나무 재배를 해오고 있는 임업인 조주연 할아버지>




Q. 소나무를 꽤 오랫동안 재배 해 오신 걸로 알고 있는데 얼마나 되었는지.

A 25년 정도 되었어요. 집 옆 초지에 젖소를 키우려다 정부지원으로 6년간 한우를 키우게 됐는데 소 값이 폭락하면서 손해를 많이 봤죠. 소를 모두 처분하고 나니까 시(김포)가 초지를 복구하거나 다른 사람한테 임대해 줄 것을 명령했죠. 그래서 콩과 보리를 심었어요. 처음엔 괜찮았는데 인건비가 오르면서 그마저도 신통치 않더라고요. 고민 끝에 조경수를 재배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엔 소나무를 비롯해서 단풍나무, 벚나무, 대추나무 등 10여종에 나무를 재배했어요. 그러다 8년 전부터 소나무만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Q. 여러 종의 조경수 중에서 소나무만 재배하게 된 특별한 이유는. 

약 5,400평(1만 8,150㎡)의 땅에 다양한 종류의 나무를 심었는데 성장이 빨라 차지 하는 면적이 많은데 반해 묘목 값은 투입 비용에 비해 쌌어요. 더군다나 판매도 쉽지 않았고요. 그런데 소나무는 밀식재배가 가능하고 생장속도가 느려 차지하는 면적이 적은데 반해 수요는 꾸준히 있는 편이죠. 그리고 성목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솎아 주면 되는데 솎아 준 묘목도 3~4만원을 받고 판매를 할 수 있어서 수익을 내기에 이만한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소나무만 본격적으로 재배하기 시작한 거에요.

 


<수형관리가 중요하다며 직접 시범을 보여주고 있는 모습>


Q. 소나무 재배할 때 특별한 관리 노하우를 설명해 준다면. 

특별한 것은 없는데 소나무 재선충에 걸리지 않도록 방제에 신경을 써야 해요. 5월에서 6월 사이에 3차례정도 방제를 하면 되요. 시에서도 공무원이 정기적으로 감시를 실시할 정도로 방제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요. 한번 퍼지면 걷잡을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방제해야 합니다. 

그리고 소나무 묘목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제초작업을 해줘야 하고, 나무 모양을 가꾸는 작업이 필요해요. 나무의 수형을 잘 만들어줘야 판매도 잘 되니까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죠. 그래서 가지치기하는데 인력이 많이 들어요. 

 

<조주연 할아버지가 25년간 재배해 오고 있는 소나무 모습>


Q. 마지막으로 최근 나무재테크가 이슈인데 25년 간 조경수를 재배하신 베테랑으로서 조언한다면.

그 말에는 이견이 없어요. 다만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조경수 재배를 시작해야 합니다. 관리를 신경을 많이 써야 하죠. 무조건 나무를 심고 관리는 뒷전으로 미뤄두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아요. 또한 수종 선택도 잘해야 해죠. 어떤 나무는 너무 빨리 자라서 3~4년 후면 성목이 되는데 수요가 없어요. 그렇게 되면 당연히 나무 가격은 떨어지고, 관리비용은 높아지죠. 공짜로 준다고 해도 안 가져 가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없애려고 하면 중장비를 써야 하니 비용이 들고, 여기에 운반비, 처리비용까지 드니까 손해를 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시작해야 해요. 나무에 관심이 없거나 단기간에 수익을 얻을 생각이면 시작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저도 나무를 심은 지 10년이 돼서야 수익을 낼 수 있었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