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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힐링푸드 임산물

사람 목숨을 구했다는 산마늘(명이나물)은?



봄바람이 살랑거릴 때면 겨우내 내렸던 눈을 뚫고 산마늘의 새싹이 고개를 내밉니다. 고기를 싸먹기 딱 좋은 크기에 연한 마늘 향이 나는 산마늘은 몇 해전부터 빠르게 쌈 채소로 인기가 급부상한 봄나물인데요. 산마늘에 대한 소비가 늘어나면서 재배농가가 증가하는 추세이며, 임가 소득상승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습니다.


<산마늘의 꽃. 잎줄기 속에서 꽃대가 나와 5~7월에 백색 또는 황색의 꽃이 핀다 – 출처: 산림청>




산마늘은 백합과에 속하는 다년초 식물입니다. 자양강장효과가 높은 산채로 ‘명이(命)나물’, ‘신선초’라는 별명으로도 불리고 있죠. ‘명이’라는 별명은 조선시대에 울릉도로 이주한 100여명이 겨우내 육지에서 가져간 식량이 떨어져 굶어 죽기 직전에 눈을 뚫고 돋아나 산마늘 싹을 발견하고, 이것으로 3개월 정도의 겨울을 넘길 수 있었다고 한데서 유래하였습니다. 그때부터 목숨을 구한 식물이라 하여 ‘명이나물’이라고 부르게 된 것입니다.


예부터 자생 산마늘이 많은 강원도 지역에서는 이를 ‘신선초’, ‘불로초’ 등으로 부르고 있는데, 이는 높은 명산에 사는 신선들이 산마늘의 잎을 따먹어 장수를 누렸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믿음은 산마늘을 먹으면 기운이 솟아 젊음을 되찾는다는 의미에서 전해져 오는 것이죠. 일본에서는 산마늘을 ‘행자마늘’이라고 부르는데, 수도승이 고행을 할 수 있는 체력을 얻기 위해 즐겨먹던 나물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 합니다. 중국, 한국, 일본에 분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오대산, 설악산, 지리산, 울릉도 및 북부지방에 분포합니다. 우리나라의 산마늘은 크게 오대산종과 울릉도종으로 나뉘어집니다.


다른 나라에서 자생하는 산마늘은 오대산종과 유사한데요. 울릉도종은 우리나라에 거의 유일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대산종은 울릉도종에 비해 잎이 좁고 길며, 자생지에서는 향이 더 강합니다. 자생환경 또한 울릉도종은 해발 300~800m로 어디서나 자생이 가능하지만, 오대산종은 해발 1000m가 넘는 고산지대에서만 주로 서식하죠.




산마늘의 비늘줄기(인경, 鱗莖)는 자양강장, 피로회복, 소화, 통증 완화, 구충, 해독 등에 효과적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또 산마늘은 위를 튼튼하게 하여 소화기능을 촉진시키며 입맛을 돋궈 주는 역할을 하고, 신진대사를 촉진시켜 주는 역할도 합니다. 상처가 나거나 염증이 생겼을 때 산마늘을 섭취하면 상처가 빨리 아무는 효능도 있습니다. 기생충의 독을 완화하는 효과도 있는데, 몸에 해로운 기생충이나 뱀에 물렸을 때에 산마늘을 섭취하면 몸을 따뜻하게 하여 독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줍니다.


<산마늘은 씨를 뿌린지 5년은 되어야 잎이 나고, 그 잎은 1년에 2개밖에 나지 않는다 – 출처: 산림조합중앙회>


잎은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이 높아 체내 비타민B군의 흡수를 촉진하는 기능성 식품 및 생약제로도 주목 받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산마늘이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고 체내 콜레스트롤 수치를 떨어뜨리며 식중독균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져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산림조합중앙회>


이처럼 많은 효능을 가진 산마늘! 하지만 서늘한 고산지대를 좋아하는 특징 때문에 그 동안 재배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매우 귀한 나물로 여겨져 왔습니다. 산마늘이 기능성 산채로 각광받으면서 밭에서 재배를 하는 농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밭에서보다 임야에서의 재배가 더욱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요. 산마늘의 임야에서의 재배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임야에서 산마늘을 재배하기 위해선 운송할 수확량도 많고, 비료 운송이라는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차도 설치가 필수적입니다. 씨앗을 뿌릴 경우엔 낙엽은 걷어내지 말아야 하고, 간벌작업은 2~4m의 간격만 생기도록 합니다. 모종이식 시 낙엽을 걷었다가 반드시 다시 덮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임야에서 산마늘을 재배할 경우에는 낙엽이 많아 따로 비료를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고, 여름엔 서늘하고 겨울엔 따뜻한 생육환경이 있어 차광막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밭보다 가뭄에 강하여 수분관리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대부분의 임야가 경사져 있는 환경 때문에 수확 시 노동력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밭에서 재배한 것보다 임야의 산마늘이 더 연해서 제품가치가 더욱 높기도 하죠.


<산마늘 열매 – 출처: 산림조합중앙회>


이런 장점과 함께 단점 역시 존재하지만, 햇빛 투과량이 적으면 씨앗이 여물지 않아 파종 후 발아율이 떨어지는 점만 주의하면 되겠습니다. 또 빠른 생육으로 수확시기를 앞당기거나 제품의 질을 좋게 하기 위해 거름을 과하게 주는 행동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거름을 줘 산마늘이 빠르게 자라면 특유의 마늘 향이 약해져 고라니와 꿩 등의 섭취 피해가 발생하죠.

 

봄과 함께 찾아온 향긋한 봄나물 산마늘! 유럽에서는 잼의 형식으로, 일본에서는 장아찌, 환, 햄, 술 등에 제품화시켜 활발한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유럽, 일본처럼 가공품을 만나보기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봄철 꼭 맛보고 넘어가야 할 봄나물이니만큼 올 봄, 꼭 한번 산마늘을 만나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