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젊은 청춘들이 즐거운 시골살이를 위해 하나, 둘 모인 명랑.시.대(명랑한 청년들이 시골에서 대안을 찾다). 도시에서 사는 청년들은 하나같이 취업 준비와 숨 가뿐 직장 생활, 그리고 보다 윤택한 삶을 위해 경쟁하듯 살기에 여념이 없건만, 숲드림이 만난 명랑.시.대 청년들에게 그런 경쟁은 안중에도 없어 보입니다. 도시를 벗어나 시골을 바라보며 남들과 다른 청춘을 살기 위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그들의 얼굴은 환하기만 하죠. 자신의 재능을 고스란히 살리며 즐기는 시골살이의 설렘 때문일까요? 또 다시 그들만의 방식으로 시골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명랑.시.대.
명랑.시.대의 카페 운영자 유희정 씨를 만나 젊은 청년들이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귀농 · 귀촌의 모습에 대해 들어보았습니다.
<명랑한 청년들이 시골에서 대안을 찾다, 명랑.시.대>
“첫 모임 때 큰 기대를 안하고 나갔는데 70명 이상이 모였어요. 정말 아무도 모르는 상태였죠. 그리고 매번 모임이 있을 때마다 100명 이상씩 모이고 있어요. 시골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이 참 많은데, 외롭게 싸우는 젊은 청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벌써 세 번째를 맞이하고 있는 청년들의 시골살이 페스티벌. 청년들이 귀농 · 귀촌에 대한 스스로의 길을 찾기 위해 전국 각지의 청년들이 모이는 이 행사는 명랑시대라는 모임에서 큰 의미를 가진 행사라고 할 수 있겠죠. 첫 번째와 두 번째 행사가 명랑시대의 정체성을 이해하고 서로 공감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기 위한 포럼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되었다면, 이번 세 번째 행사는 명랑시대가 가진 재능과 자원을 통해 대안적인 귀농 · 귀촌 방법을 연구하고 준비하기 위한 단계라고 합니다.
<명랑.시.대 첫 번째 시골살이 페스티벌 ‘시골이 왔따’ / 출처 : 명랑.시.대 카페 >
행사의 제목 또한 ‘시골이 씨월씨월’인데요. ‘씨월씨월’의 뜻은 시끌벅적하고 수다스럽다라는 의미에 전라도 방언으로 시골이 즐겁고, 재미있는 이야기로 넘쳐났으면 좋겠다는 청년들의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번 행사는 순창군 귀농귀촌지원센터의 지원이 더해졌는데요. 명랑시대가 그 동안 고민하고 생각해오던 청년 귀농 · 귀촌의 대안적인 모델들이 순창에서 더욱 커지는 계기가 될 듯 합니다.
“저희들은 공통적으로 시골에서 살고 싶어해요. 시골에서 살되 모델은 대안적인 것으로 하고, 그 방법을 함께 찾아보기 위해 모인 것이죠.”
명랑시대에 모인 청년들은 모두 시골에서의 즐거운 삶을 위해 꿍꿍이(?)를 모색하는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들 중에는 이미 시골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도 있죠. 명랑시대의 카페 운영을 맡고 있는 유희정 씨는 명랑시대를 전국적인 청년들의 시골살이 네크워크 모임이라 스스로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번뜩이는 머리를 맞대고 시골에서의 즐거운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는 꿍꿍이를 모색하고 있다고 하죠. 그들이 말하는 꿍꿍이란 무엇일까요?
<행사 준비를 위해 회의 중인 유희정씨 / 출처 : 명랑.시.대 카페>
“마음은 절실한데 환경이 따라주지 못해 시골생활을 포기하는 젊은 사람들이 참 많아요. 명랑.시.대는 청년들이 시골에서 어떤 모델로 살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고 있는 것입니다.”
명랑시대의 구성원 중에는 귀농 귀촌을 시도했다가 실패한 경험을 한 재수 삼수생들이 많습니다. 시골에 혼자 내려가서 농사도 지어보고, 일자리를 찾아 일도 해보고, 혼자 살아보기도 하면서 부딪힌 경험들을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사람들과 공유하며 함께 미래를 만들어 가는 것이죠.
귀농 · 귀촌을 경험하고 희망하는 젊은이들이 내는 한 목소리는 자원이 없는 것입니다. 땅을 마련해 귀농생활을 하면 좋지만, 청년들의 형편으로는 땅을 사서 귀농이나 귀촌을 한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죠. 그리고 지금껏 쌓아온 자신의 재능을 포기하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만 한다는 것이기도 하고요. 이에 대한 대안을 찾기 위해 모인 청년들이 바로 명랑시대입니다. 자신들의 재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일을 찾고, 그 일들이 귀농 · 귀촌 생활에 즐겁게 녹아 드는 삶을 사는 방법이죠.
<명랑벽화, 자신들의 재능을 시골에서 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 출처 : 명랑.시.대 카페>
“명랑.시.대의 청년들이 말하는 귀농 · 귀촌은 즐거운 시골살이에요. 경험이 부족한 젊은 나이에 전업농이 되어 아주 큰 농사를 생각하기 보다는 시골에서 일부를 자급하며 자신의 재능을 시골에서 발휘하는 형태이죠.”
실제로 명랑시대는 구성원을 비혼 40세 이하의 청년을 고집합니다. 이유는 귀농 · 귀촌 지원 프로그램 대부분이 인생 2막을 설계하는 부부, 그리고 자녀들과 함께 하는 가족 중심이라는 것이죠. 반면, 결혼을 하지 않은 젊은 청년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은 많이 부족하다고 하는데요. 이런 부분 때문에 귀농 · 귀촌을 생각하지만 정작 도전조차 못하는 청년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합니다. 그리고 청년들은 젊은 열정을 갖고 있는 만큼, 스스로 방법을 찾고 개척하기 위해 모인 것이죠.
<청년 귀농, 귀촌 방법에 대한 토론 모습 / 출처 : 명랑.시.대 카페>
“실제로 젊은 사람들이 귀농을 한다고 문의하면 결혼부터 시키려는 분들도 많이 있었어요. 하지만 젊은 사람들의 대다수가 바라는 시골에서의 삶은 결혼을 해서 정착하는 것들이 아니에요. 자급이라는 기회가 주어지는 공간 안에서 좀 더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과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것이죠.”
“홍대 걷고 싶은 거리와 영등포 쪽방촌에서 진행한 게릴라 가드닝이 명랑.시.대의 대표적인 소모임 활동 중 하나에요. 아직 시골에 가지 못한 도시에 있는 친구들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이야기를 하다가 게릴라 가드닝을 해보자 한 것이죠.”
콘크리트 벽으로 쌓여 있고, 농지도 없는 도심 공간에서 농지를 확보하는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에 게릴라 가드닝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집에서 문을 열면 바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발상과 그런 생각들이 가능해 질 때 도시농업이 실현이 되지 않을까 하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하죠.
<홍대 걷고 싶은 거리의 게릴라 가드닝 모습 / 출처 : 명랑.시.대 카페>
명랑시대의 이런 발상과 행동은 주위의 많은 관심과 호평으로 이어졌습니다. 국내에 생소하기만 했던 게릴라 가드닝을 축제와 봉사의 형식을 빌려, 공개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진행되었는데요. 오랜 시간 쓰레기가 쌓여있던 홍대의 걷고 싶은 거리 화단에서 진행된 게릴라 가드닝은 도심 한복판의 죽어있는 땅을 살리면 작물을 심고 보기 좋은 텃밭으로 가꿀 수 있다라는 것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몇 일전 진행된 영등포 쪽방촌의 게릴라 가드닝은 주민들에게 조그마한 밭을 조성해주는 행사였습니다. 특히 청소년단체 하자센터에서 진행한 창의캠프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청소년들과 함께 꽃과 작물을 직접 심어 삭막함 속에 화사한 웃음을 선물한 뜻 깊었던 행사였습니다.
“로컬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잖아요. 우리나라는 시골과 도시가 멀리 떨어져 있지 않고, 가능거리 안에 있기 때문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요. 시골에서 난 유기농 먹거리와 유기농 화장품 등의 좋은 물건들을 청년들이 가질 수 있는 네트워크나 SNS 등을 활용해서 구현시켜가는 것이죠.”
<갈현 텃밭 양봉 설명회는 오는 31일부터 다시 진행될 예정이다 / 출처 : 명랑.시.대 페이스북>
갈현 텃밭은 명랑시대의 서울 거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텃밭이 아직 완성단계는 아니지만, 시골에 가보지 못한 친구들이 가까운 곳에서 미리 농사를 경험해 볼 수 있도록 활용되고 있죠. 직접 작물도 키워보고 농사를 경험하며 도시에서 시골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이 곳에서는 양봉 설명회를 진행하기도 했는데요. 갈현 텃밭은 실제 꿀을 채취했을 때 그 양이 아주 많았고, 꿀만이 아니라 밀랍과 로열젤리 등의 부산물을 이용해 약도 만들고 연고도 만들고 놀이도 할 수 있죠. 오는 8월 31일을 시작으로 매주 일요일 5시에 양봉 설명회가 다시 진행될 예정입니다. 갈현 텃밭 안에서 벌어지는 이런 활동적인 모습들이 명랑시대의 생각이 잘 반영되어진 모습이라고 할 수 있죠.
<8월 23~25일 전북 순창군 귀농귀촌센터에서 열릴 명랑.시.대 세번째 페스티벌 http://cafe.daum.net/sigolo>
“명랑하게 신나게 살아보자. 즐겁고 행복하게 사는게 대안이지, 대안을 찾아야 행복한 것은 아니잖아요. 즐겁게 살다 보면 그게 대안인 것이죠. 스스로 명랑함을 놓치지 않고, 세상에 심각해질 일들이 많잖아요. 너무나 심각해지면 스스로가 살고 싶은 방향성을 잃어버리죠. 그런 것을 균형 있게 가져가는 것이 청년들의 특징이 아닐까 생각해요. 도시가 아닌 시골에서도 이렇게 재미있게 살 수 있구나, 하는 것이 명랑.시.대의 힘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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