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그리고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코리아 스파클링 인 뉴욕(Korea Sparkling in New York) 행사와 APEC 정상회담, G20 재무장관회의. 이들의 굵직한 행사에 빠지지 않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행사를 빛내는 건배주 감와인이죠. 청도의 특산물 청도반시에 우리의 정서와 끈기를 담아 세계 최초의 감와인을 만들어낸 신지식 임업인 하상오 ㈜청도감와인 대표를 만나 그의 묵직하면서도 달콤한 감와인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선정된 청도 감와인의 숙성고 와인터널>
세계적인 포도 와인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없는 풍부한 감미와 부드러움을 가진 청도 감와인. 청도의 대표적인 임산물인 떫은 감 ‘청도반시’로 제조된 세계최초의 감와인 ‘감그린’은 탄닌이 풍부하여 화이트와인이면서도 레드와인의 특징까지 고루 갖춘 특별한 와인이죠. 그리고 이런 특별한 맛 만큼이나 감와인의 탄생에는 특별한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와인바에서 와인을 마시는데, 갑자기 친구가 가지고 있던 감식초가 눈에 들어왔어요. 감식초를 보고 순간적으로 우수한 품질의 포도식초가 있고 세계적인 포도 와인이 있으니, 우수한 품질의 감식초가 있다면 포도 와인을 능가하는 감와인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죠.”
<감와인을 개발한 하상오 ㈜청도감와인 대표는 2008년 신지식 임업인으로 선정되었다>
세계 최초 감으로 와인을 제조한 사람은 청도감와인 하상오 대표입니다. 감와인의 탄생은 하상오 대표의 의문 부호를 갖는 역발상에서 시작되었죠. 바로 자신의 환경과 주변을 사소하게 생각하지 않고, 가능성과 상상을 해보는 모습인데요. 감와인의 탄생도 감식초와 와인을 바라보는 그의 사소하면서도 신선한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세계적으로 그 품질을 인정받은 포도식초의 원료는 알코올이고, 이 알코올이 초산 발효가 되면 식초가 된다는 생각이죠. 그리고 이 같은 원리라면, 품질을 인정받은 감식초처럼 감으로 술을 만들었을 때 포도와인과 같은 품질의 감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됩니다.
“효모가 술을 만들죠. 감에도 야생 효모들이 있고 이것들이 알코올이 되요. 감와인에 적합한 좋은 효모와 발효 조건을 만들어주고, 초산으로 넘어가는 것을 잘 막아주면 식초가 되지 않고 감으로 만든 좋은 술이 되지 않겠느냐는 역발상을 하게 된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로 선정된 아이스와인>
“감와인은 최소 5년을 숙성시켜야 합니다. 많은 비용을 투자하여 5년이란 시간과 노력을 쏟은 뒤에 결과가 좋지 않아 폐기하는 경우는 정말 속상하고 힘든 일이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끝까지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꿈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에요.”
감와인의 시작은 그리 평탄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고난과 역경을 모두 이겨내고 지금의 성공을 이뤄낸 것이죠. 감와인이 성공하기까지 가장 어려웠던 점은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간다는 것입니다. 아무도 시도해보지 않은 길을 개척해야 했으므로 숱한 시행착오를 많이 겪어야만 했는데요. 와인을 직접 제조했기 때문에 많은 비용부담은 물론, 긴 숙성시간과 결과를 기다리는 일은 쉽지 않은 싸움이었습니다.
<와인터널 내부의 대형 숙성고>
“감와인 제조는 청도반시를 수확한 후 압착을 시키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이를 10~15℃ 발효탱크에서 한 달 동안 1차 발효를 시키죠. 그 후 다시 공장에서 동일한 온도로 약 1년간 1차 숙성을 시킵니다. 발효 후에도 여과과정을 거친 와인들은 저장고에서 약 3년간 2차 숙성을 가지게 되요. 약 3차례에 걸친 정밀 여과를 거치고 나서야 마지막으로 와인병에 넣어져 6개월~1년 정도의 병 숙성 과정을 거치면 상품이 출하됩니다."
하상오 대표는 와인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자 경북대 대학원 식품공학과에 입학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만난 연구원들의 도움으로 감 효모와 발효기술을 개발했고, 2003년 첫 와인을 만들어내게 되죠. 그러나 힘겹게 개발한 감와인의 판로를 개척하는 것은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이미 해외 유명 와인들이 자리를 잡은 백화점이나 마트에 들어가는 것도 쉽지 않았죠. 그래서 아예 생각을 바꿨습니다. 마케팅은 전쟁이라고 생각한 하상오 대표는 감와인이 전쟁에서 이기는 전략으로 감이 나고 감와인이 만들어진 청도를 전쟁터로 선택한 것이죠.
<와인터널의 내부 모습, 거대한 와인 모형과 와인병 장식이 인상적이다>
“마케팅 전쟁터로 매장이 아닌 청도를 선택한 것이에요. 청도에서 나고 자란 감와인을 어필하기에 가장 좋은 곳은 청도죠. 그래서 청도를 모두 뒤졌어요. 청도에 있는 동굴과 터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직접 찾아가 확인했습니다. 그렇게 뛰어다니니 결국 딱 맞아 떨어지는 장소가 나오더군요!”
섭씨 13~15도를 유지하는 와인터널은 감와인을 저장하기에는 안성맞춤입니다. 청도 감와인 터널은 2006년부터 감와인의 숙성 및 저장창고 겸 카페로 사용하고 있는 곳인데요. 현재 와인터널은 하루 천명 가까운 관광객이 찾는 청도 대표 관광지로 발전하였죠.
<와인터널 입구 모습, 최근 들어 많은 해외 관광객도 이곳을 찾고 있다>
와인터널은 1904년에 완공된 경부선 초기의 기차 터널로 길이가 1Km가 넘는 대형 터널입니다. 1년 내내 섭씨 13~15℃를 유지하고 습도 또한 6~70%로 일정해 와인 숙성고로서 최고의 조건을 갖추고 있죠. 또한 천장의 붉은 벽돌과 터널 내부를 가득 메운 와인병들은 품격있는 조화를 이루는데요. 이런 모습들 때문에 와인 카페로서 관광객들에게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다양한 교육 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기도 합니다.
“와인터널에서만 감와인을 판매하는 전략을 사용했어요. 처음엔 주변에서는 누가 사러 오겠냐고 했죠. 하지만 지금 청도 감와인의 전체 판매량 중 90% 이상을 와인터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청도군과 청도 감와인은 와인터널 전 구간을 다양한 콘셉트가 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여 청도를 알리는 테마 관광지로 개발하였는데요. 청도 소싸움 투우장과 더불어 영남권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와인터널 내부의 와인 카페에서는 감와인을 직접 맛 볼 수 있다>
품질이 우수한 감와인은 지역 경제는 물론 국가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2005년 11월, 부산 APEC 정상회담 건배주로 선정되어 세계적인 품질을 인정받았으며, 2007년 11월 ‘Korea, Sparkling in New York 2007’ 건배주 선정되었죠. 그리고 2008 제 17대 대통령 취임식 건배주 선정에 이어 새롭게 선보인 청도 아이스와인이 제 18대 박근혜 대통령 취임식으로 다시 선정 되면서 청도 감와인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지역 브랜드로 그 가치를 확고히 하고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식 건배주로 선정된 아이스 와인은 가장 최근에 선보인 감와인으로 향이 풍부하고, 깊으며 달콤해요. 하지만 그만큼 만들기도 어렵죠. 제조할 수 있는 양도 한정적이고요. 하지만 이런 까다로운 조건을 이겨내고 좋은 와인이 만들어졌을 때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이 기쁩니다. 와인이 갖고 있는 섬세함만큼, 성공의 맛이 달콤하다고 할까요? 그래서 끊임없이 새로운 와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죠. 지금도 새로운 와인을 숙성시키고 있는데 머지않아 그 달콤한 맛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문화 공간으로의 역할도 하고 있는 와인터널 갤러리>
하상오 대표가 세계적인 와인과 견줄 수 있는 감와인으로 성공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던 힘은 꿈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패를 이겨내고 상상이 현실이 되었을 때 느끼는 성공의 순간은 그 어떤 순간보다 달콤하다고 말하죠. 그리고 모든 사람들이 그 달콤함을 느끼는 순간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합니다.
“우리 국민 모두에게 기쁜 일이 생겼으면 해요. 그리고 그 기쁨의 순간을 청도 감와인과 함께 성공의 진정한 단맛을 느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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