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거리/임업백서

[임업인 에세이] 나와 호흡하는 산양삼


산양삼 심화과정 교육생 김종원. 1991년도 내 나이 21살 동양란(東洋蘭)을 채취하러 전국을 다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난에 취미를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젊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았던 그 때, 난을 채취하다 우연히 산양삼을 만 . 났 . 다 .


<경북 봉화군에서 산양삼을 재배하는 원농원의 김종원 씨>




산양삼과의 인연의 시작은 난을 채취하다 우연히 삼(參)을 만나게 된 계기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패션업계 MD라는 화려한 직업 속에 숨겨진 도시적인 단면과 기계적인 움직임, 반복적인 생활에 지쳐갈 무렵, 마침 부모님의 업을 이어 산양삼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시작된 산양삼 심화과정 교육은 이동섭 (전)한국임업진흥원장님과의 인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동전 전 원장님이 교수님으로 재직할 당시 수료생으로써 2년간 보고 듣고 배운 것이 지금의 나를 든든하게 만들었죠. 산양삼은 실습과 과정을 통한 자신만의 노하우도 중요하지만 인성이 더해지지 않으면 보다 가까운 발전을 이룰 수 없을 그런 신비스런 약초이며 작물입니다. 단지 약초의 신비스러움만 아니라 마음까지 다스리는 소중한 작물인 것입니다. 이론과 실제의 만남, 그리고 산양삼을 키우는 사람이 가져야 할 덕을 통해서 지금의 내 자신이 세워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임업인으로써 새롭게 시작되었던 그때를 종종 회상하곤 합니다. 지금도 내 자신의 선택에 후회는 결코 없죠. 오히려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마음을 일으킨 또 다른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해요.


<8년근 산양삼(좌)과 9년차 산양삼들이 자라는 농장 주변 모습(우)>




시작이란 것은 늘 아름답고 행복합니다. 앞으로 좋은 미래만을 상상한다는 것이 얼마나 엔돌핀 도는 멋진 것인가요. 산양삼의 씨앗을 심을 때마다 늘 새로운 시작을 느끼며 만족하곤 하죠. 그리고 멋진 미래에 대해서 항상 긍정적이고 아름다운 상상을 합니다. 멋진 미래란 금전적인 것들이 아니니까요. 산양산과 함께 쌓일 정, 가족과 같은 느낌을 가슴에 새기게 되는 미래의 시간입니다. 이 모든 것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가요! 이런 소중함을 담아 구매자에게 공손히 보내는 것이 나의 또 다른 임무인 것입니다. 이런 상상에 빠질 때, 비로소 나에게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늘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로 들리곤 합니다.

 

산양삼이란 결코 이론과 머리로 키워질 수 없는 작물입니다. 모든 작물이 그렇겠지만 특히 산양삼이란 마음으로 깊이 느끼면서 키워지는 가슴속 작물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아직까지는 산양삼을 키우는 많은 사람들이 목적의식이 강하거나 미래에 대한 생활의 수단으로 키우기 십상이지만, 산양삼은 가슴으로 키우고 같이 성장하며 같이 나이 먹는 둘도 없는 가족이나 친구같이 키우길 조언해 봅니다. 한곳을 지키며 그 자리를 10년이란 세월을 눈과 비를 맞고 뜨거운 태양과 싸우며 나와 호흡하며 지낸 바로 그 산양삼이 얼마나 소중함! 이러한 가슴속 느낌을 진정하게 느끼는 보람이야 말로 진정한 산양삼 재배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산양삼과 만나는 사람, 그리고 산양삼을 재배하는 사람 모두가 새로운 출발을 한다면 우리나라 산양삼 발전과 더불어 개개인의 뜻하는 미래까지 얻을 수 있길 희망합니다. 멋진 미래, 그리고 멋진 산양삼을 세상 곳곳에서 볼 수 있는 날을 기대하며 글을 마칩니다.



※ 이 콘텐츠는 한국임업진흥원 사보 ’다드림’에 실린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