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숯을 생산하는 '강원참숯'의 최홍원 대표를 만나다

우리 조상들은 오랜 옛날부터 숯을 일상에서 많이 사용했는데요, 현대에 이르러 숯의 효능이 과학적으로 증명되면서 조상의 지혜가 새삼 놀랍게 느껴집니다. ^^

강원도 횡성군 갑천면 포동리에는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단 한 번도 가마의 불꽃을 꺼뜨린 적 없이 전통 방식으로 숯을 생산하는 곳이 있다고 해서 숲드림이 찾아가 봤어요. 바로 ‘강원참숯’인데요, 영하의 날씨에도 가마에서 피어오르는 흰 연기와 눈 쌓인 참나무 장작더미가 인상적으로 다가왔습니다. 

‘강원참숯’에는 전통식 가마가 37개, 가동되고 있는 가마만 대략 20여개 정도로 그 규모가 대단히 큽니다. 숲드림이 찾아간 날이 마침 숯을 꺼내는 날이어서 흩날리는 눈발 사이로 작업이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시뻘겋다 못해 붉은 감색을 띄는 가마 속에는 잔뜩 달궈진 숯들이 이글거리며 불꽃을 뿜고 있었죠. 

가마에서 숯을 빼낼 때 온도가 1,400℃ 정도로, 실제로 가까이 다가가자 순식간에 얼굴이 벌겋게 익으면서 뒤통수가 서늘해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더운 여름이 아닌 겨울이어서 숯가마의 열기를 그나마 행복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어요. ^^

40여 년 전부터 백발이 된 지금까지 이곳을 지키고 있는 최홍원 대표는 불꽃을 마구 토해내는 가마 입구를 바라보며 숯을 만들던 얘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처음 숯을 만들 때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쓰는 연료는 모두 탄이었는데, 그때 밑불용으로 쓰던 게 숯이었죠. 그래도 그때는 사람 구하기가 쉬웠는데, 요즘은 보통 어려운 게 아니예요.”

숯을 빼내는 가마 한쪽에는 찜질을 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었어요. ‘강원참숯’은 지난 1998년부터 가마를 활용하여 찜질 손님을 받고 있는데요, 현재는 입소문이 나고 방송에까지 소개되면서 평일에도 사람이 끊이지 않고 찾아오는 명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참나무류(갈참나무, 굴참나무, 물참나무, 졸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가 숯의 재료로 주로 사용되는데요, 이를 ‘참숯’이라고 부릅니다. 제조 방법에 따라 참숯은 다시 백탄과 검탄으로 나뉘죠. 

백탄은 1,200℃ 이상의 열을 가한 다음 타오르는 나무를 재빨리 꺼내 축축한 재와 흙으로 덮어서 식혀 만드는 방식이며, 검탄은 나무를 넣고 700℃ 정도까지 온도를 올린 다음 구멍을 막은 채 자연적으로 식히는 방식이에요. 

백탄은 가스가 모두 빠져나간 것으로, 숯 중에서도 상품으로 여겨 고기구이용 등으로 판매되고 있고요, 검탄은 가스가 들어있는 탄으로 공업용으로 주로 쓰여요. 강원참숯에서는 상품으로 여겨지는 백탄만을 생산하여 유통하고 있어요. 

숯이 생산될 때 또 하나 만들어지는 게 있는데요, 바로 ‘목초액’입니다. 나오는 연기를 액화시켜 채취한 뒤 6개월 이상 숙성시켜 독성과 유해물질을 제거한 액체로 옅은 붉은 색이 나며 냄새가 강한 특징이 있어요. 이 목초액은 의약품의 원료 또는 탈취제 등으로 쓰이는데요, 100kg 무게의 나무에서 대략 5ℓ 정도밖에 만들어지지 않죠. 

‘강원참숯’은 숯을 뺀 뒤의 가마를 사람들이 찜질하는데 활용케 하는 등 숯 생산에만 머무르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황토에서 나오는 원적외선과 참숯에서 나오는 음이온의 좋은 효능을 경험하기 위해 찾아왔고, 숯가마가 유명해지면서 참숯이 널리 알려지는데 한몫을 합니다. 

■ 숯의 효능 1. 수돗물을 정화합니다. 숯을 물통에 넣어두면 염소와 같은 잔류성분을 흡착해 물맛이 좋아지고 잘 변질되지 않아요. 이때는 활성탄보다는 고열에서 구워낸 백탄을 쓰는 게 좋으며, 오래 사용한 숯의 표면은 물에 씻어 말리면 열 번 정도 더 사용할 수 있어요.  2. 숙면을 도와줍니다.  침대 밑에 숯을 놓아두면 머리를 맑게 해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해줍니다. 음이온과 원적외선을 발생시켜 습도조절기능과 탈취기능을 하고요, 수면을 취할 때 땀으로 인한 습기와 냄새를 흡수합니다.  3, 피부미용에 도움이 됩니다.  잘 씻은 숯을 부직포에 싸서 목욕물에 넣으면, 물이 정화되어 온천욕을 한 듯 피부가 부드럽고 윤기가 흐릅니다. 숯을 활용한 목욕은 피로회복과 각종 피부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