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16일부터 5월 15일까지는 산불조심기간입니다. 건조한 봄철엔 조금만 부주의해도 산불이 일어나기 쉽죠. 더군다나 잦은 바람 때문에 작은 불씨도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번질 수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의 자연 환경은 산불에 점차 취약해져 산불 발생 시, 급속하게 초대형 산불로 번지는 일이 늘어나고 있죠.
이에 지난달 15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국제산불심포지엄이 개최되었습니다. 이날 심포지엄에는 한국을 비롯해 독일, 그리스, 영국, 마케도니아 등지에서 온 국제 전문가와 산불학자, 담당 공무원 등 150여명이 참석하여 효과적인 대응책에 관한 다양한 논의가 오고 갔다고 하는데요. 어떠한 이야기가 오고 갔을까요? 또 산불 예방을 위해 행해야 하는 노력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방재연구과 이병두 임업연구사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다음은 이병두 임업연구사와의 일문일답!
Q_안녕하세요, 산림방재연구과는 어떠한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산림방재연구과는 산림에서 발생하는 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여 안전한 산림복지 사회 건설을 목표로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산불, 산사태, 사막화, 해안방재림을 주요 주제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Q_얼마 전, 국제산불심포지엄이 개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초대형 산불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최근 이러한 초대형 산불의 발생원인으로 지목된 것은 무엇인가요?
<국제산불심포지엄 개회사를 하는 윤영균 국립산림과학원장>
A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 산림이용 패턴의 변화 등 입니다. 세계 곳곳에서 가뭄의 강도와 지속기간이 길어져 숲이 산불에 취약해져 있습니다. 또한 산림개발로 인간의 주거지가 숲으로 확대되면서 과거에 비해 사람에 의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숲가꾸기 등 산림관리 소홀로 산림 내에 탈 물질이 축적된 것도 주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유럽과 같이 세계경제위기 등으로 산불에 대한 예방과 진화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져 산불이 대형화되고 있습니다.
Q_우리나라에서도 종종 크고 작은 산불이 일어나지만, 이러한 현상이 우리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지 느끼는 사람은 많이 없는데요. 산불이 발생하면 우리에게 어떤 피해를 주게 되나요?
<국제산불심포지엄 현장 사진>
A 매년 평균 1,000h가 넘는 산림이 산불로 인해 불타고 있습니다. 산림피해뿐만 아니라, 가옥과 중요 시설, 문화재가 탈수도 있습니다. 2005년 양양산불 때에는 천년 고찰 낙산사가 불에 탄 기억이 아직도 선합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매년 평균 14명의 인명이 산불로 인해 죽거나 부상당하고 있습니다. 산불로 인해 토양을 보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나무와 낙엽 등이 사라지면 비가 조금만 와도 숲이 물을 담지 못하고 곧바로 유출되어 산사태, 홍수와 같은 2차 피해를 유발하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숲은 생명이자 복지가 실현되는 터전입니다. 산림이 황폐화될수록 우리의 삶의 질도 떨어집니다.
Q_초대형 산불 발생을 미리 막으려면 어떤 조치들이 필요하다고 보시나요?
A 어느 재해와 마찬가지로 산불은 진화보다는 예방에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산불 예방-진화-복구의 전 과정이 통합되어 관리되어야 하며, 산불 발생시 진화에 참여하는 여러 기관간의 일관된 협조체계 구축도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산불에 영향을 미치는 삼인자, 즉 지형-기상-산림 중 인간의 힘으로 방지할 수 있는 것은 산림뿐입니다. 숲가꾸기 등을 통해 산림을 건강하게 유지하여 산불에 강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국제 산불심포지엄'에 참석한 한국임업진흥원 백을선 총괄본부장 / 2열 우측에서 3번째>
Q_전세계에서 일어난 초대형 산불 사례 중 모범적인 대응사례가 있다면 한 가지 설명해 주실 수 있는지요?
A 2007년 8월 그리스에서는 과거에 경험해보지 못한 초대형산불이 발생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68명이 사망하고, 2,000채가 넘는 건물이 전소됐습니다. 경제적 피해액만도 50억 유로가 넘었습니다. 이러한 국제적 재난에 대응하여 각국은 그리스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전세계 24개국에서 항공기, 진화헬기 등을 긴급 투입하였으며, 진화인력과 장비 또한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로 인해 그리스 올림피아 유적지 등 고대 유적지가 안전하게 보호되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었습니다.
Q_우리나라는 산불 분야의 세계 최대 행사인 2015년 세계산불총회 개최국입니다. 총회 개최에 앞서 어떠한 계획을 갖고 계신지요.
A 2015년 우리나라가 개최하는 세계산불총회는 산불 분야에 있어서 지구촌 최대 행사입니다. 산불과 관련 있는 정책가, 관리자, 과학자, 진화대원 등 모든 분야의 사람들이 참여하여 각국의 경험과 지식을 공유하고, 국경을 넘는 전지구적인 문제인 대형산불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2012년에 총회 공식로고가 작성되었고, 공식 누리집(홈페이지) 또한 개발되었습니다. 아울러 국제적인 산림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총회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개최장소를 선정하고, 총회 사무국 위원들과 준비회의를 10월에 진행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아시아권의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아시아산불네트워크 회의를 병행하여 개최할 예정입니다.
Q_개최국의 국민으로서 우리는 산불로 인한 피해예방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평소 지켜야 하는 산불 예방 수칙이 있다면, 한 말씀 부탁 드리겠습니다.
<2005년 4월 발생한 양양 산불로 인해 소실된 낙산사 / 출처 : 산림청>
A 아무리 큰 산불이라도 시작은 작은 불씨에서 시작됩니다. 건국 이후 최대의 피해를 기록한 2000년 동해안산불도 결국 작은 휴지를 태우다 발생하였습니다.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커다란 산불을 부릅니다. 산불 피해 후 산림의 제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30년 이상이 소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Q_산불로 인한 피해예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이 우리나라 산림의 장기적인 발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우리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산림녹화에 성공한 유일한 나라라고 평가될 만큼 온 국민이 노력한 결과 산림이 울창해졌습니다. 이는 아무 대가 없이 그저 얻은 결과가 아니라 국민의 피와 땀으로 얻은 성과입니다. 이제 성장기에 접어든 산림은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될 시기입니다. 이 시기를 잘 넘겨 성숙림이 되면 산불에 더 강한 숲으로 자연스럽게 변모하게 됩니다. 따라서 현재 청년단계인 산림을 관리를 통해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여 산불에 피해를 덜 받는 숲으로 변모시켜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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