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치유한다? '산림치유'!

‘산림치유(Forest Healing)’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산림치유’는 산림의 다양한 환경요소를 활용하여 우리 몸의 쾌적감과 면역력을 높이는 일련의 건강회복 활동을 말해요.  

그동안 ‘산림욕’으로 많이 불렸지만 산림이 사람의 몸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과학적·의학적으로 검증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산림을 치유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산림욕‘ 보다 ‘산림치유’라는 말이 최근 더 많이 쓰이고 있어요. 그리고 이러한 치유활동을 돕는 '산림치유지도사'도 활동하고 있죠. 

‘숲 치유’, ‘치유의 숲’ 등 몇 년 전부터 생겨난 이러한 용어들을 여러분도 들어보셨을 텐데요, 산림의 어떤 요소들이 치유를 돕는 걸까요? ^^

주말이면 사람들로 붐비는 곳 중에 하나가 산이에요. 편의시설도 부족한 산을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건 그만큼 산의 다양한 환경요소들이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은데요. 

[숲으로 떠나는 치유여행] (사진 : 산림청)

사람들이 이미 경험적으로 알고 있는 산림의 긍정적 기능들이 하나 둘 증명되기 시작하면서 산림은 휴양지를 넘어 ‘치유’를 하는 공간이 되어가고 있어요. ‘치유’란 영어로 ‘테라피(Therapy)’ 또는 ‘힐링(Healing)’을 의미하는데요, 병의 근본원인을 없애 병이 나기 전의 상태로 몸을 되돌리는 것을 말해요. 

[산림치유 발전방안 심포지엄] (사진 : 산림청)

비슷한 의미로 ‘치료’라는 단어가 있지만, ‘치료’란 어떤 질병과 장애 등을 낫게 하기 위해 수술이나 약물 투여 등의 체계적 과정과 활동이 있는 것으로 ‘치유’와는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복원되고 회복된다는 의미의 ‘치유’가 산림의 긍정적 효과를 표현하기에는 더 적절한 단어라 할 수 있죠. ^^ 

여러분도 잘 아시겠지만, 산림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생산하며 다양한 생물의 서식처를 제공하고 있어요. 아름다운 경관과 휴양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장소가 되기도 하죠. 그런데 이러한 산림의 공익기능 중에서 ‘산림치유’도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요, 돈으로 환산하면 1조 6,820억원(산림의 공익기능)에 달한답니다. 

산림치유에 도움이 되는 산림의 환경요소에는 향기, 경관, 소리, 음이온, 임산물, 습도, 광선 등이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산림의 향기를 말하는 ‘피톤치드(Phytoncide)’의 효과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어요. 

피톤치드란 러시아어로 ‘식물’이라는 뜻의 ‘피톤(Phyton)’과 ‘죽이다’라는 뜻의 '사이드(Cide)‘가 결합된 단어로 식물이 병원균과 해충 등에 저항하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을 말해요.

[대관령 치유의 숲 대상지] (사진 : 산림청)

20세기 초까지 사람들은 폐결핵을 치료하려면 좋은 공기를 마시며 요양해야만 한다고 생각했고 산림에서 휴양을 한 많은 사람들이 효과를 보았어요. 러시아 태생의 미국 세균학자 왁스먼은 이러한 치유효과를 보면서 산림의 향기에 관심을 가졌고, 이 향기를 ‘피톤치드’라고 부르면서 이 물질이 사람들에게 알려기지 시작했어요.  

‘피톤치드’는 어느 한 물질을 가리키는 말은 아니에요. 테르펜을 비롯한 페놀 화합물, 알카로이드 성분, 배당체 등을 포함하는 휘발성 항균물질을 총칭하는 단어죠. 나무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 낸 물질이 사람에게도 긍정적 효과를 준다는 사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 

산림치유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선진사례로 독일의 ‘크나이프요법’이 알려져 있어요. 이 요법은 약 120년 전에 어느 마을의 가톨릭 사제였던 세바스챤 크나이프(1821~1897)가 냉수욕을 통해 결핵을 완치한 경험을 토대로 알려지게 된 자연요법이에요. 

'크나이프요법'에는 ▲물요법(온랭수욕) ▲운동요법(1일 2시간 정도의 산림산책) ▲식물요법 (영양 밸런스, 허브·약초 등을 활용한 식사나 입욕) ▲조회요법(심신과 신체 내외의 자연과의 조화) 등이 있어요. 

'크나이프요법'이 시행되는 요양지는 독일 전역에 산재해 있으며, 이곳 안에는 의사가 왕진하거나 상근을 하며 치유를 위해 찾아온 이들의 상태를 체크합니다. 그리고 요양지 안에는 크나이프 의사연맹이 설계한 산림산책 코스도 마련되어 있죠. 

그런데 여기서 눈여겨 볼 것은 산림을 활용하여 행해지는 '크나이프요법'에 사회건강보험이 적용된다는 사실이에요. 심신의 치유를 목적으로 '크나이프요법'이 시행되는 요양지를 이용할 경우, 사람들의 체재비와 의료비 대부분은 보험으로 처리되고 있답니다.  

산림치유활동이 사회건강보험으로 지원된다는 사실, 정말 놀랍죠? ^^ 그만큼 산림의 긍정적 효과가 증명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않을까 싶어요. 독일만큼은 아니지만 우리나라도 산림치유의 긍정적 기능이 점차 커지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우리나라의 산림치유활동도 의료활동과 결합되는 사례가 늘어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