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산림체험, 심리안정•우울증•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과



아침저녁으로 선선해졌습니다. 바야흐로 가을이네요. 맑은 가을 하늘을 보면 여행가고 싶은 마음이 고개를 듭니다. 지난 여름에 휴가를 갔다 왔건만 정작 휴가지에서는 너무 덥고 사람이 많아 제대로 쉬지 못했다는 분들이 적지 않은데요. 그런 분들이 짧게 다녀오시면 좋을 여행지가 있습니다. 바로 숲입니다. 가만히 있으면 귓가에 살짝살짝 스치는 바람과 그 감촉이 좋은 곳, 숲에는 음이온, 피톤치드, 맑은 공기가 있어 단순한 휴양을 넘어 인간의 건강과 면역력을 증진시킬 수 있는 곳입니다. 실제로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전남산림자원연구소와 병원이 공동으로 산림체험프로그램에 대한 연구를 통해 심리안정에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밝혔는데요. 오늘은 연구소와 병원의 연구결과와 숲과 건강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숲체험 프로그램이 심리안정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 되었습니다/ 사진:산림청> 


전남산림자원연구소는 국립나주병원과 공동으로 산림체험 프로그램의 심신에 대한 치유효과 구명을 목적으로 산림체험프로그램을 진행했습니다. 참여한 사람들의 심리적 안정과 생리적 효과를 연구하기 위함이었는데요. 일반인과 정신질환자 모두에게 상당한 효과가 있었습니다. 전남산림자원연구소에서 산림체험 프로그램을 기획해서 2주 동안 5회를 진행하고 난 후 국립나주병원의 연구진들이 다양한 심리검사와 혈압, 맥박 및 타액을 이용한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했다고 합니다. 


프로그램을 참여하기 전과 후를 비교해보면 일반인은 긴장감과 피로감이 줄어들었으며 특히 프로그램 참여 전에 비해 우울감은 43%나 줄었고, 스트레스는 53%나 감소 했습니다. 또한 생리적 변화에선 수축기 혈압과 맥박이 감소해 혈압과 맥박에도 안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프로그램을 참여한 정신질환자의 경우 우울정도(BDI)는 평균 16.7에서 14.6으로 줄어 일반인에 비해 큰 폭으로 떨어지지는 않았으나 스트레스 정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코티졸 값은 연구진을 놀랄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참여 전 3.65이었던 수치가 참여 후 2.75로 0.9가 줄었는데, 0.1이 감소한 일반인에 비해 스트레스 해소 효과가 탁월했습니다. 숲을 찾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입증 된 것이죠. 


숲은 도시보다 산소 농도는 높고 미세먼지는 최대 수천 배 적으며 나무나 식물에서 항균, 방충을 위해 내뿜는 피톤치드라는 마법의 물질이 가득합니다. 또한 자연스럽게 숲 속에서 나는 소리와 향기와 녹색 빛, 스치는 바람 등이 감각세포를 자극해 오감을 깨웁니다. 산화되기 쉬운 독성이나 노폐물을 제거해주는 작용도 하기 때문에 염증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죠. 암이나 고혈압 같은 병이 아니더라도 가벼운 우울증이나 아토피 피부염, 비염 등에도 숲은 아주 좋습니다. 주말이나 휴일에 가까운 숲을 찾아 한두 시간씩이라도 걸어보는 게 좋겠습니다. 




<최근 숲 체험교육이 청소년문제 해결의 대안교육으로 인기입니다 /사진: 산림청>


이번 연구에 참여한 연구진들은 산림자원을 활용한 자연 친화적 치유모델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자연친화적 치료 접근법이 일반인은 물론, 정신과 입원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됨에 따라 그 동안 여러 가지 형태로 진행되었던 숲 치유프로그램이 더 확대 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죠. 산림복지 측면에서 산림 휴양공간 확충과 프로그램 제공 및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서비스 제공, 새로운 지역경제 활성화의 모델이 될 수는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숲치료와 숲교육 프로그램이 아주 다양합니다. 인터넷 중독이나 학교폭력 가해•피해자, 다문화가정 아이 등에 대한 치유 학교로 숲이 각광 받고 있는데요. 특히 청소년을 위한 숲치료 프로그램이 눈에 띕니다. 학교폭력으로 멍드는 학생들의 심리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 간의 친밀감을 높이고,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한 심리 치료 프로그램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숲유아체험원을 비롯해 노인들을 위한 숲노치원과 북한이탈주민들을 위한 맞춤형 숲체험, 임산부를 위한 숲태교 등이 인기를 끌고 있는 숲치유 프로그램입니다. 


<숲태교와 숲유아체험원(숲유치원) 프로그램 현장/사진:산림청(왼)>


숲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선 가까운 수목원, 휴양림 등에 문의하는 게 좋습니다. 대표적으로 장성 치유의 숲, 횡성이 위치한 숲체원, 경기도 양평의 산음자연휴양림, 남해 편백나무숲은 건강증진센터와 치유의 숲길, 자연치유정원을 갖추고 숲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고를 겪은 이후 트라우마에 사로잡혀 일상생활에 불편을 겪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위험자, 고혈압 및 대사증후군, 노인환자들을 위해서도 다양한 맞춤형 산림치유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답니다. 계절마다 다른 모습을 하는 숲처럼 때마다 진행되는 캠프나 프로그램이 다른 만큼 숲체험 프로그램에 관심이 있다면 이번 가을에는 숲과 함께 하며 맑은 자신을 만나는 시간을 가져 보길 권해 드립니다.


최근 산림 복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체험지도사나 산림치유지도사 등의 수요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2017년까지 산림 복지 전문가 1만 5000명을 양성할 계획이라고 하니 더 많은 사람들이 산림복지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