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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거리/임업백서

'임산물 지리적표시' 등록하면 어떤 이점이?




아무리 술을 멀리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코냑, 보르도 와인, 스카치 위스키 정도는 한 번쯤 들어봤을 것입니다. 모두 외산 주류인 이들은 공통점 하나를 갖고 있는데 어떤 건지 혹시 아시나요? 상표 명칭이 곧 생산지명이라는 점입니다. 코냑(Cognac)은 프랑스 중부 샹파뉴 지방의 항구마을입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브랜디의 이름 역시 코냑입니다. 보르도(Bordeaux) 또한 프랑스 서남부에 위치한 항구도시이며, 스카치(Scotch)는 스코틀랜드(Scotland)를 뜻하는 또 다른 단어입니다. 생산지명이 브랜드 네임이 된 이 같은 사례는 더 많습니다. 바로 ‘지리적표시제’라는 것을 등록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임산물과 농수산물 들 중에도 지리적표시제 등록 상품들이 많습니다. 이번 포스트를 통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리적표시제 마크의 변화>




지리적표시제는 특정 지역의 임산물·농수산물에 해당 지역명 표시를 할 수 있게 하는 제도입니다. 상품의 품질과 명성이 원산지의 지리적 특성에 근거하고 있음을 널리 알려 지역경제를 활성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공식화되었으며, 무역 관련 지적재산권협정(TRIPs)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9년 농산물품질관리법 개정에 따라 지리적표시제가 도입되어 2000년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노래, 책, 영화, 그림 등은 지적재산권에 의해 보호를 받습니다. 다른 이가 작곡한 노래, 다른 이가 저술한 책 등을 도용할 경우 ‘표절’이 되어 법적 조치가 취해집니다. 임산물과 농수산물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국내 제1호 지리적표시제 등록 상품인 보성 녹차를 예로 들면, 보성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된 녹차 제품에 ‘보성 녹차’라는 제품명을 사용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보성 차밭에서 나는 ‘보성녹차’는 국내 제1호 지리적표시제 등록 상품입니다>




지리적표시제는 2000년 이후 10년 넘게 시행되어왔습니다. 그동안 전국 각지의 다양한 지역특산물들이 지리적표시제 마크를 달게 되었습니다. 웰빙(well-being) 바람과 함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대중의 수요가 증가했는데, 이 과정에서 지리적표시제 등록 상품들의 인기도 높아졌습니다. 같은 제품이라도 어떤 브랜드냐에 따라 신뢰도가 달라지듯, 먹거리에도 이른바 ‘명품’ 개념이 등장한 것입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순창 고추장, 횡성 한우, 성주 참외, 상주 곶감 등이 모두 지리적표시제 등록 상품들입니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해까지의 지리적표시제 등록 현황은 총 128건이었습니다. 이 같은 수치는 지리적표시제 시행 기간 동안 꾸준히 늘어난 것으로서, 향후에도 증가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1호인 양양송이버섯입니다 / 출처: SBS 뉴스 화면 캡처>


지리적표시제 등록은 임산물, 농산물, 수산물 등 3개 품목을 대상으로 실시됩니다. 각 품목에 대한 지리적표시제 관리기관은, 임산물이 산림청, 농산물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수산물이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입니다. 그렇다면 현재까지 등록된 지리적표시 임산물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 목록들을 모두 살펴볼까요? 





지역특산물들의 지리적표시제 등록 건수는 지금까지 증가해왔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허청 조사에 따르면, 상주 곶감은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12호로 등록된 이후 매출액이 20% 이상 증가했다고 합니다. 또한, 올 초 전라남도는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2호 장흥표고버섯, 제15호 구례산수유, 제16호 광양백운산 고로쇠수액 등 3개의 매출 추이가 매년 1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전남 화순에 많이 핀다는 작약은 올 4월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42호로 등록되었습니다>


이처럼 이점이 큰 만큼, 지리적표시제 등록 절차는 엄격하게 진행됩니다. 우선 신청자격은 특정 지역에서 지리적 특성을 가진 농산물 또는 그 가공품을 생산하거나 가공하는 자로 구성된 단체(법인만 해당)에 한정됩니다. 개인의 경우에는 생산자 또는 가공업자가 1인이어야만 가능합니다. 임산물 지리적표시제 등록은 산림청에서 담당하는데, 신청일로부터 15일 이내에 지리적표시 등록심의 분과위원회에서 심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신청 관련 문의는 산림청 산림경영소득과(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