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자원은 더 이상 폐기처분의 대상이 아닙니다. 폐지, 폐건전지 등 고형폐기물부터 폐유 같은 액상폐기물까지 요즘엔 많은 폐자원들이 재활용되고 있습니다. 폐자원을 이용하는 예술 장르인 ‘정크 아트(Junk Art)’라는 것도 생겨났죠. 폐자원이 변화무쌍하게 변신할수록 자원 남용을 줄일 수 있고, 그만큼 친환경녹색성장에 한 걸음 더 가까워집니다. 이번 시간에는 다양한 폐자원 중에서도 폐목재 자원의 재활용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폐목재 자원을 재활용하려면, 우선 폐목재 자원을 수집해야 합니다. 산에서의 벌목 작업 후 남게 되는 자투리 나무들, 목공업소에서 쓰다 버린 나무토막 등이 모두 폐목재 자원입니다. 현재 강원도 북부지방산림청과 무안군 등에서는 일명 ‘숲 가꾸기 산물수집단’을 운영 중인데, 말 그대로 산에서 나오는 폐목재 자원을 수집해 숲을 가꾸는 일을 합니다.
<숲 가꾸기 산물수집단의 활동 모습 / 출처: 북부지방산림청 블로그>
<산에서 수집한 폐목재 자원 더미 / 출처: 북부지방산림청 블로그>
산속에 산재해 있던 폐목재 자원들이 수거되면 산불이 크게 번질 위험이 감소하고, 산사태 발생 시 도로나 민가로 통나무들이 추락해 인명·재산 피해를 초래하는 상황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수집단은 경사가 급한 산자락에 일종의 미끄럼틀 같은 운반 틀을 설치한 뒤, 산 곳곳에서 찾아 모은 폐목재 자원들을 산 아래로 내려 보냅니다. 이렇게 수집된 각종 잔가지와 통나무 들은 폐목재 자원 저장고로 옮겨지고, 파쇄 절차를 거쳐 잘게 부수어진 목재칩·톱밥 등 임산물로 재생산됩니다. 이것들은 축산농가나 보일러 연료 제작업체 등으로 공급되어 재활용됩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70% 정도가 산지이기 때문에, 폐목재 자원 발생량이 상당할 수밖에 없습니다. 숲 가꾸기 산물수집단처럼 폐목재 자원 수거 전문 인력에 대한 수요가 점차 늘어날 것입니다. 또한, 폐목재 자원 수집뿐만 아니라 운반과 가공 등에 이르기까지 여러 분야에서 전문 인력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폐목재 자원을 수집함으로써 일자리 창출, 산불 및 산사태 피해 예방, 자원 재활용 등 세 가지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폐목재 자원 종류 / 출처: 한국폐기물협회>
산림청은 지난 2010년부터 폐목재 자원 재활용 활성화에 대한 일환으로 ‘임지잔재 자원화 시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습니다. 임지잔재란 숲속에 버려지는 자투리 나무, 원목(통나무), 잔가지, 잎사귀 등을 일컫는데, 이것들을 산업용 자원으로 사용한다는 것이 임지잔재 자원화 시범사업의 취지입니다.
강원도 삼척국유림관리소의 경우, 올해 삼척시 노곡면 중마읍 일원 10헥타르(ha) 산림을 대상으로 이 사업을 실시했습니다. 국유림관리소 관계자에 따르면, 연간 445만㎥의 임지잔재가 발생한다고 하는데, 이는 매년 벌목되는 나무의 약 45%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임지잔재가 산과 숲에 그대로 남게 되면, 앞서 설명했듯 산불 확산의 위험을 중가 시키고, 꽃·풀·나무 등이 자랄 수 있는 식목 공간을 감소시킵니다. 임지잔재를 제때 처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그렇다면 폐목재 자원은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여 재활용될까요? 산과 목공소 등에서 수거된 폐목재 자원은 톱밥, 우드칩, 우드칩 연료(WCF, Wood Chip Fuel) 등 크게 세 가지 형태로 가공됩니다. 이후 열병합발전소 연료, 축산농가의 퇴비, 중질섬유판(MDF)·파티클보드(PB) 같은 건축자재 등으로 사용됩니다.
<폐목재 자원 재활용 과정 / 출처: 한국폐기물협회>
폐목재 자원의 다양한 재활용 분야 중에서도 건축 분야에서의 쓰임은 특히 눈여겨볼 만합니다. 폐목재 자원은 이른바 ‘친환경 건축자재’이기 때문입니다. 건축 자재로 많이 쓰이는 목재 보드는, 잘게 부순 목재 보드에 접착 용액을 섞어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다 보니 인체 유해한 포름알데히드를 방출해 각종 피부 질환을 일으킵니다. 하지만 이 목재 보드를 무산소 공간에서 1,000도 가까이 가열하면 습도조절·유해물질흡착·전자파차폐 등의 이점을 지닌 탄화보드로 재탄생합니다. 쓸모없게 된 목재 보드가 전혀 새로운 친환경 건축자재로 탈바꿈한 것입니다.
또한 최근에는 한옥 건축에 사용되는 목재 기둥을 아름드리나무가 아닌 폐목재 자원으로 대체하는 기술도 등장했습니다. 폐목 조각들을 하나하나 실로 연결하고 고정하여 원통형 기둥재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기술이 더욱 발전하고 범용되면, 벌목량이 줄어들어 산림 보존에 큰 몫을 하게 될 것입니다.
이뿐만 아니라 폐목을 활용해 가구 등을 만드는 목공소들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폐목재 자원을 다듬어 만든 가구들은 개당 수백만 원, 혹은 수천만 원에 판매된다고 하는데, 그래서 폐목 가구 제작소 창업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산림바이오매스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생물을 일컫는 바이오(bio)와 대량을 뜻하는 매스(mass)가 합쳐진 단어가 바이오매스인데, 따라서 산림바이오매스란 산과 숲에서 얻을 수 있는 대량의 자연 자원을 의미합니다. 산림바이오매스 사업은 지난 2009년 1월 22일 정부의 녹색뉴딜사업에 포함되며 국책사업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폐목재 자원 재활용은 산림바이오매스 사업의 핵심 영역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자연재해를 막고, 산림을 보존하며, 일자리까지 창출하는 미래 친환경녹색성장의 열쇠인 것입니다. 폐목재 자원 재활용에 대한 여러분의 많은 관심을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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