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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나이테 없는 나무, 대나무의 자원으로서의 가능성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 

곧게 자라기는 누가 시켰으며 또 속은 어찌하여 비어있는가?
저러고도 사계절 늘 푸르니, 나는 그것을 좋아하노라. 


윤선도의 ‘오우가’를 살펴보면 위와 같은 구절이 나옵니다. 시에는 대나무의 곧음과 푸르름을 동경하는 마음이 담겨 있는데요, 그것과 함께 ‘나무도 아니고 풀도 아닌 것이’라는 구절이 눈에 들어옵니다. 대나무의 정체성(?), 오늘날 뿐만 아니라 과거에도 논란거리였나 봅니다. ^^

대나무가 나무인지 풀인지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수목학자들은 나무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는 풀의 줄기는 대개 일 년 내에 말라 죽지만, 나무의 줄기는 일 년 이상 살기 때문에 대나무를 풀로 보기는 힘들다는 견해인데요, 그런데도 논란이 끝이지 않는 것은 무엇때문일까요? 



대나무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유 중 하나는 나이테 때문이에요. 나무들은 세월이 지나면 죽은 세포로 줄기의 굵기가 커져요. 그런데 대나무는 줄기가 한번 다 자라면, 세월이 가도 굵어지지 않죠. 그래서 대나무 속을 보면 텅 빙어 있고 나이테도 찾아볼 수 없어요. 


다시 말해 나무는 형성층이 존재하여 세포분열로 부피생장을 하지만 대나무는 이 형성층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부피생장을 할 수 없죠. 그래서 나무로 보기는 힘들다는 거예요. 이 때문에 대나무는 생물학적으로는 나무가 아닌 풀이라는 주장이 계속되고 있어요.  

대나무의 정체성 논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 

우리나라의 대나무 분포 면적은 약 5,360ha예요. 지역별 분포현황은 전라남도 2,650ha(49.4%), 경남 2,039ha(38%)로서 전체죽림의 87.4 %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남쪽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요. 


지역으로 보면 강원도 양양에서 부터 동해안을 따라 내려와 경북-안동, 김천, 충북-영동, 전북-무주, 충남-부여로 연결되는 이남지방에 많이 분포되어 있어요.. 특히 경남은 대나무의 한 종류인 맹종죽림이 우리나라에서 80% 이상 서식하는 주산지로 유명합니다. 


대나무는 예로부터 우리들의 생활과 깊은 관련이 있는 식물이에요. 목재에 비해 탄력성이 좋고 가공이 쉬워 생활용품, 악기, 완구, 건축재에 까지 다양하게 활용되었습니다. 옛날만큼은 아니지만 지금도 일부 악기와 생활용품에 대나무가 사용되고 있어요.  

대나무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3년이면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놀라운 성장력과 번식력을 가지고 있고, 국내에서는 생산량도 꽤 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가치에 관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나무는 이용기술의 발달로 뿌리, 줄기, 잎 등이 다양한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특히 건축 및 실내건축의 마감소재인 대나무 마루판 및 대나무 집성재는 대나무 활용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한 사례입니다.  


또한, 대나무 수액은 ‘죽정’ 또는 ‘생중력’으로 불리며 뼈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요. 골리수(骨利水)라고 불리는 고로쇠 수액에 비해 칼슘의 함량이 무려 7배나 많고, 각종 무기질이 풍부하고 WTO 지정 인체 필수 아미노산 12종 중 9종이 들어 있다고 밝혀져 활용가치에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대나무의 정체성은 계속해서 논란거리가 되겠지만, 대나무 수액으로 살균 제조기술을 개발하고, 화장품과 세제 등의 원료로 사용되는 등 앞으로의 활용가치는 계속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대나무의 활용, 어디까지 계속될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