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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거리/숲에서 만난 세상

습도조절+인테리어+전기절약, '참숯가습기' 하나면 끝!




지난해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만들었던 가습기 살균제 관련 보도 기억하시나요? 전기 가습기에 넣고 사용하는 살균제가 알고 보니 폐 손상과 각종 기관지 질환을 일으키는 주범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게다가 가습기 살균제를 장기간 사용하다 목숨까지 잃었다는 피해 사례까지 공개되어 그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이 보도 이후 겨울철 가습을 위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천연가습기입니다. 젖은 빨래, 달걀 껍데기, 키친타월 등을 활용해 만드는 가습기였습니다. 건강에도 좋고, 비용도 절감되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지요. 그 중에서도 천연가습기의 대표주자라 할 만한 ‘참숯가습기’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가정에서 사용되는 참숯가습기 / 출처: SBS ‘뉴스와 생활경제’ 화면 캡처>



참나무에서 얻는 숯을 참숯이라 합니다. 양질의 참나무를 2,000℃ 이상 고온에서 일주일가량 구워내면 참숯이 만들어집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많은 참숯가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강원도 횡성군 일원의 ‘횡성참숯’은 지리적표시 임산물 제35호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특히 지난 11월 20일 이동섭 한국임업진흥원장은 횡성에 위치한 강원참숯영농조합을 방문해 참숯 경영 상황과 조합원들의 애로사항 등을 경청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한국임업진흥원이 숯(목탄)과 목초액에 대한 품질인증을 실시하고 있어 품질인증과 품질표시에 관련한 설명도 함께 이뤄졌습니다. 강원참숯영농조합은 총 38개 가마에서 연간 2,400톤에 달하는 참숯을 생산하는 곳입니다. 이는 전국 참숯 생산량의 20% 정도에 해당하는 비중으로 국내 최대 규모입니다.


 

<참숯가마에서 구워지고 있는 참나무 / 참숯영농인들과의 대화하는 한국임진흥원장>


그렇다면 참숯이 어떻게 가습 효과를 내는지 알아볼까요? 우선 참숯의 효능을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알다시피 참숯은 탁월한 공기 정화 능력을 자랑합니다. 그래서 집 안 거실이나 방에 공기청정기 대용으로 널리 사용되죠. 여기에 소독 기능도 갖추고 있어 예로부터 우리나라에선 장독 안에 장류와 참숯을 함께 넣어 보관해 왔습니다. 또 참숯은 공기가 습할 때는 제습 작용, 건조할 때는 가습 작용을 하여 적절한 실내 습도를 유지시켜줍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만든 것이 바로 참숯가습기이죠. 


참숯이 가습 효과를 내는 원리는 신기하기까지 한데요. 참숯 표면에는 1mm의 1/1,000인 미크론(μ) 단위의 미세 구멍들이 매우 조밀하게 분포되어 있습니다. 이 구멍들이 공기 중의 습기를 빨아들여 머금고 있다가, 실내가 건조해지면 다시 방출하여 습도를 조절해주는 것입니다. 마치 자동으로 움직이는 스펀지처럼 말입니다. 타고난 ‘습도조절 능력자’인 참숯은 환기가 잘 안 되는 폐쇄된 공간이나 목재 저장소, 부엌 싱크대 밑, 쌀부대 등 가습과 제습이 생명인 공간에서 제몫을 하고 있습니다. 


<참숯 표면의 미세 구멍들 / 출처: SBS ‘뉴스와 생활경제’ 화면 캡처>




대중의 수요가 늘면서 요즘엔 레디메이드 참숯가습기가 시중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좋은 제품을 골라 구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재료를 구하여 직접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죠? 


가내수작업 참숯가습기 제작에 앞서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숯은 흑탄과 백탄으로구분되는데, 이중 가습•제습용으로 쓰이는 것은 백탄입니다. 그러니 꼭 백탄을 구입하셔야 합니다. (흑탄은 물기가 닿으면 곰팡이가 슬어버립니다.) 참숯 백탄은 횡성참숯 홈페이지(http://soot.or.kr)를 비롯한 숯 전문 온라인스토어를 이용하면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요새는 공기정화용, 천연가습기용 참숯 제품이 따로 분류되어 있으므로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습니다. 


<천연가습기용 참숯 백탄 / 출처: 횡성참숯>


참숯가습기 제작은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1단계, 숯 잔여물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흐르는 물에 참숯을 세척하기. 2단계, 세척한 숯을 하루 정도 자연 건조하기. 3단계, 가습이 필요한 공간의 규모에 따라 알맞은 대야를 고른 뒤 적당량의 물과 참숯을 함께 담가놓기. 이렇게 완성한 참숯가습기는 한 달에 한 번꼴로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참숯 표면에 낀 먼지를 털어내는 정도의 간단한 관리입니다. 사용 후에 매번 물로 씻어줘야 하는 전기 가습기에 비하면 수고라 할 수도 없죠. 


참숯가습기는 습도조절뿐만 아니라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으뜸입니다. 참숯이 검은색이기 때문에 밝은 빛깔의 그릇과 함께 놓아두면, 색감의 대조를 이루어 훌륭한 장식품이 되죠. 개인 취향에 따라 참숯 주변에 생화나 인조화, 작은 대나무 등을 비치하면 수묵화에 나올 법한 운치 있는 분위기를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숯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 증가에 따라 현재 시중에는 숯을 활용한 다양한 인테리어 소품들이 꾸준히 선을 보이고 있습니다. 


<다양한 참숯 인테리어 소품들 / 출처: 숯사랑>


지금까지 소개해드린 바와 같이, 참숯가습기 하나면 습도조절은 물론 실내 인테리어와 전기비 절약까지 일거삼득의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가정에서, 혹은 일터에서 유용하게 사용해보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