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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숲에서 만난 사람

폐가구 재활용해 디자인 가구를 만드는 상상공방! 우상경 디자이너


집을 새 단장 하거나 새집으로 이사 갈 때 새 가구를 들여 놓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오래 써 낡고 망가진 가구 대신 새 가구를 구입하기도 하는데요. 가구를 바꿀 때마다 생기는 헌 가구, 보통 재활용보다는 주민센터 등에 폐기물 수거비용 등을 내고 버리죠. 우리가 버린 폐가구, 누군 가에게는 아주 유용한 가구재료가 되기도 하는데요. 버려진 폐가구가 디자인 가구로 재탄생 할 수 있다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폐가구를 재활용해 디자인 가구로 재탄생 시키고 있는 우상경 씨를 만났습니다. 우상경 씨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면서 국내 1호 우드리싸이클 디자이너로 ‘상상공방’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매일 밤 폐가구를 주으러 동네방네 돌아다닌다는, 그래서 아내의 눈치가 이만 저만이 아니라는 우드리싸이클 디자이너 우상경씨가 폐가구를 사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Q. 광고대행사를 운영한다고 들었습니다. 가구 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 있나요?

가구제작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우연한 기회였어요. TV CF를 촬영하는데 촬영 소품으로 사용된 의자가 눈에 거슬리더라고요. 그냥 넘어갈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당시 손해를 감수하면서 촬영을 중단시켰죠. 그리고 나서 직접 의자를 2일만에 만들어 재촬영에 들어갔습니다. 그러면서 가구제작에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아요. 음…. 가구제작에 본격적으로 뛰어 든 시기는 3년 전부터입니다.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본업에 집중하느라 뒷전으로 미뤄뒀던 것을 여유가 생기면서 가구제작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어요.

 

Q. 가구 만드는 솜씨가 수준급인데요. 주로 어떤 컨셉으로 작업을 하시나요?

수준급은 아닌데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몸 둘바를 모르겠군요. 제가 시각디자인을 전공했습니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디자인적 감각이 가구에 적용이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잘 만든다고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광고대행업과 가구제작이 다른 것 같아도 디자인이라는 측면에서 일맥상통하는 것이 있습니다. 둘 다 크리에티브가 강조되어야 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죠. 아무래도 폐가구는 한번 쓰였던 목재이기 때문에 가구를 폐목재의 성질을 고려할 수밖에 없고, 디자인적인 부분도 상당히 집중하는 부분입니다.

  

<폐가구를 재활용해 만든 코너장과 서랍장 의자>


Q. 폐가구를 재활용해서인지 가구에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폐목재를 활용한 계기가 있나요?

어느 날 딸아이 방에 들어갔는데 침대가 너무 낡았더라고요. 모서리는 깨지고, 나사는 풀려서 흔들리고… 문득 한번 리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무래도 뭔가 집중하면 그것만 눈에 들어오잖아요. 그때도 가구제작에 한참 관심이 있던 때라 그랬던 것 같아요.

딸아이 침대를 리폼했더니 딸아이가 엄청 좋아했어요. 그때 아~~ 폐가구를 재활용하면 그 나름의 매력이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이후로 쭉 폐가구를 재활용했어요. 


Q. 폐가구를 재활용하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어떤가요?

전 크게 어렵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다만 매일 밤마다 버려진 가구가 없나 하면서 돌아다니는 게 어려움이라면 어려움이랄까요? 아~ 하나 있네요. 아내 눈치 보는 거요. 매일 밤 랜턴 들고 ‘버려진 가구 없나’하면서 아파트 단지 돌아다니니까 싫어하더라고요. 그리고 폐가구가 나와야 가구제작을 할 수 있으니 그런 어려움도 있겠네요. 


Q. 폐가구를 재활용할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나무 다루는 차이점은 무엇이 있을까요?

글쎄요. 큰 차이점을 느끼지는 않아요. 나무는 어느 것에나 숨결이 있거든요. 절대로 죽지 않죠. 불에 타서 재가 되지 않는 이상 나무의 생명은 끝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폐가구라고 해서 생명을 다한 게 아니에요. 다만 효용성이 사라졌을 뿐인데 이것도 재활용해서 가구를 만들 수 있으니 폐가구라고 해서 효용성이 아예 없다고도 할 수 없죠. 

폐가구라고 해서 나무를 다루는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페인트를 벗겨내야 하는 어려움은 있고,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제약이 있지만요. 이것 외에는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오방색 시리즈 벽시계와 칵테일바 의자>


Q. 마지막으로 만드신 작품 좀 소개해 주세요.

여러 작품이 있는데요. 그 중에서 대표적인 게 시계시리즈에요. 폐가구를 이용해서 만든 시계인데 벌써 20개 이상 팔렸을 정도로 인기가 많습니다. 시계시리즈는 벽시계, 코너시계(안쪽, 바깥쪽), 탁상시계 등 총 네 종류의 작품이 있는데 한국 오방색을 이용해 한국의 멋을 낸 게 특징이에요. 시계를 찾는 사람의 특징을 보니, 외국 친구들에게 선물하려고 많이 찾더라고요.

최근 만든 작품 중에는 칵테일바의자가 있는데요. 아끼는 작품 중에 하나입니다. 블로그에 올렸더니 사겠다고 하는 사람이 있어서 하나 만들어 선물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