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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숲에서 만난 사람

나무에 예술을 새겨 넣는 나무조각 예술, 나무조각가 정상기 작가


몸에 좋은 과실, 목재, 첨단 신소재 개발에까지 쓰이는 나무. 여러분은 나무를 볼 때 무엇을 떠올리나요? 여름엔 시원한 그늘을, 집안을 예쁘게 꾸며주는 인테리어 가구를, 공기를 맑게 해주는 공기 정화기능을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요. 나무에겐 영원한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나무를 이용해 예술작품을 만드는 나무조각가 정상기 작가입니다. 정상기 작가는 지난 6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사각의 확장’이라는 주제로 세 번째 개인전을 가졌는데요. 정상기 작가가 나무에게서 느낀 생명력은 무엇일까요? 나무에 혼을 불어 넣는 작업을 하는 나무 조각가 정상기 작가를 만났습니다. 






Q. 얼마 전에 ‘사각의 확장’이라는 개인전이 있었는데 간략하게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이번에 가진 개인전은 개인 전시회로는 세 번째입니다. 이번에 앞서서 2010년에 전시회를 가졌었는데 당시에는 가드닝을 초점에 맞춰서 진행했어요. 그래서 나무의 원형을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는 한편 ‘네모’와 ‘원’을 이용해 작품을 전시했어요. 그러다 작품 표면에 뒤로 보이는 이면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는데 모이기도 하고, 확장되기도 하는 걸 보면서 사각의 확장으로 전시회를 가져야겠다 생각하고 2년여 동안 준비해서 가진 전시회입니다. 나무와 나무를 쪼갤 때 생기는 결, 나무와 나무를 붙였다 뗄 때 접착제가 늘어나는 모습, 사각 틀 내에서 나무를 이어 붙여 만든 전시물 등으로 전시회를 가졌습니다.


Q. 돌이나 흙과 같은 재료도 많은데 나무를 이용해서 작품활동을 하는 이유가 있나요?

A 대학생 때 작업할 때는 돌 작업을 많이 했어요. 대학을 졸업하고 도심지에 작업실을 구해서 작업을 하려니 여러 제약이 많더라고요. 대학을 다닐 때는 작업환경에 제약이 없었거든요. 돌을 옮기는 장비, 소음문제 등의 문제가 없이 낮이고 밤이고 작업을 할 수 있었는데, 도심으로 들어오니까 장비도 없을뿐더러 소음문제에서 벗어나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돌과 습성이 비슷한 것을 찾다 보니 나무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돌과 나무가 습성이 비슷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되는데 추가적인 설명을 해주신다면.

A 제가 생각하기에 돌은 살아 있다고 생각해요. 돌도 숨을 쉬고, 습기를 머금었다 배출하기를 반복하지요. 나무도 마찬가지로 숨을 쉬고, 습기를 머금고 있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습성이 비슷하다고 말하는 거고요. 미술에서 조소는 안에서부터 작업해 나오는 소조와 밖에서 작업해 들어가는 조각을 합친 것인데, 돌과 마찬가지로 나무도 밖에서부터 작업해 들어가는 조각에 해당하죠. 작업에 있어서도 비슷한 면이 많아요.


Q. 18년간 나무를 이용해서 주로 작업을 해 오셨는데 나무의 매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A 아직도 나무의 물성에 대해 알아가고 배워가는 중인데요. 나무의 매력을 꼽자면 살아 있다는 거에요. 영원히 살아있는 소재가 바로 나무입니다. 자연 건조 시킨 나무는 작품으로 탄생하는 순간에도 작품에서도 살아 있죠. 나무가 숨을 쉬고 습기를 머금었다 뱉기 때문에 확장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자리를 잡아가요. 그래서 변형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것이 돌 작업하는 것과 달리 느끼는 어려움이기도 합니다.



Q. 작업을 할 때 주로 선호하는 나무가 있는지, 그 이유는 뭔가요? 

A 기본적으로 2~3년 자연건조 시킨 나무를 이용하고, 재질이 단단한 나무를 이용해요. 변형을 덜 일어나는 나무를 선호하는 것인데요. 보통 가구를 만들거나 나무를 이용한 작업을 할 때 찐 나무를 사용하거든요. 변형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죠. 나무는 찌는 순간 생명력을 잃어 버립니다. 


조각재료로는 주로 멀바우 나무를 많이 이용합니다. 2010년에 전시회를 하면서 시집을 같이 출판했는데 제목이 ‘멀바우 나무에 새긴 사각의 시간’이에요. 제목에서 짐작되시죠? 멀바우 나무를 이용해서 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렇게 지은 거에요. 이외에도 브라질 오크, 아프리카체리, 애쉬 등의 나무를 이용합니다.

 


Q. 앞으로 전시나 활동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2014년에 전시를 할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사각의 확장’을 주제로 했으니 다음엔 ‘사각의 응집’(가제)이라는 주제로 기획하고 있어요. 또 단편소설도 생각 중입니다. 나무조각가의 이야기를 그릴 생각인데, 조금씩 조금씩 끼적끼적 거리고 있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