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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는/숲에서 만난 사람

아픈 나무를 돌보는 병원이 있다? 없다?


 

지난 식목일에 다들 나무는 심으셨나요?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산림파괴 등으로 인해 나무심기의 중요성은 이제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부분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나무심기에 동참했으리라 생각하는데요. 그런데 심은 나무 관리! 제대로 하고 있나요? 모든 생명체는 지속적인 사랑과 관심을 줘야 무럭무럭 자라는 법! 나무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나무를 심고 나서 제대로 된 관리를 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애써 심은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을 감출 수가 없는데요. 우리가 아플 때 병원을 찾듯, 나무도 아플 땐 병원에 가야 합니다. 바로 ‘나무병원’이죠. 나무병원? 조금 생소한 장소일 텐데요.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운영하는 나무병원 박민우 연구사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나무병원 연구실에서 박민우 연구사>



Q. 안녕하세요, 박민우 연구사님. 대전 한밭수목원에서 운영하는 나무병원은 어떤 곳인가요?

A 대전시에서 3,000만그루 나무심기 운동을 펼치며, 시 곳곳에 많은 나무가 심어졌는데요. 체계적인 나무관리를 위해 나무병원의 필요성이 대두되었죠. 대전광역시 한밭수목에서 나무병원이 운영된 건 2007년부터입니다. 최근 들어 녹지 등 쾌적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우리 주변에 많은 나무가 심겨지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 주변에 심겨진 나무들 중에는 도심 속 열악한 환경여건이나 병해충, 생리적 불균형 등에 의해 힘들게 자라고 있는 경우 또한 많죠.

 

이에 나무병원에서는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목의 피해에 대한 진단 및 관리방안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수목에 발생하는 병해충을 비롯하여 수목의 생리적인 요인과 환경적 요인 등을 파악하여 적절한 방제 및 관리방안을 종합적으로 제시함으로써 수목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죠.



Q. 나무에게도 병원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데요. 주요 업무는 무엇인가요?

 

<문의를 받고 대전고등학교에 수목진단을 나간 모습>

 

나무병원에서는 여러분들이 가꾸고 있는 나무의 건강한 생육을 위해 식재, 병해충 방제, 시비 등 전반적인 수목관리에 대해서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전 시내 학교나 아파트에서 관리하는 조경수 관련 문의가 많이 오는 편인데요. 수목의 생육환경 및 생장조절 등에 기초정보를 비롯하여 조경수 관리방법 등에 대해 조경수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교육도 함께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1년에 5~6회정도로 이루어지고 있죠.

 


Q. 올 봄에도 전국 곳곳에서 많은 나무가 심어졌을 텐데요. 이제는 나무관리에 집중해야 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이맘때쯤이면 어떠한 문제로 문의가 많은 편인가요?

4, 5월에 많이 문의해오지만, 요즘에는 나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서 연중 지속적으로 문의해주시고 있습니다. 다양한 수종에 대해 문의를 하는데요. 그 중 소나무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았다고 생각합니다. 소나무는 소나무좀이나 잎마름병과 같은 병해충이 중요하기도 하지만, 다른 모든 나무와 마찬가지로 생육여건에 대한 배려가 중요합니다.

 

사람은 질병에 따라 다양한 종류의 병원 중 하나를 선택해 찾게 되는데요. 그러나 나무는 수종에 따라 특이성을 갖고 있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의 기온이나 토양조건 등 환경여건에 영향을 더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로수와 같은 경우는 대기오염이나 교통사고에 의한 훼손 등 인위적인 요인으로 인한 문의도 잦은 편이죠.

 


Q. 오랜 시간 아픈 나무를 위해 많은 활동을 해오셨는데요. 활동하시면서 난감했을 때나, 애로사항이 있으시다면 언제인가요?

 

<조경수 관리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는 모습>

 

가끔 난처하면서도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진단을 하다 보면 생육한계를 넘어선 경우가 많은데요. 이미 죽은 후에는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또는 따뜻한 곳에서만 자라는 난대수종을 심어 겨울철에 얼어 죽는 경우도 더러 있더라고요. 많은 사람이 나무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조금만 더 수종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더욱 좋을 것 같습니다.



Q. 봄철을 맞아 수목관리는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봄철 수목관리에 있어서 특히 신경 써야 할 부분이 관수, 즉 물 관리라고 생각됩니다. 봄철엔 다른 계절에 비해 비교적 비가 적게 오는 편인데요. 봄철 가뭄에 대비해서 나무가 잘 살 수 있도록 적절한 관수가 필요합니다. 나무가 갈증으로 힘들어하지 않게 적절한 수분공급을 해주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관심과 사랑이 아닐까 하는데요. 지속적인 관심과 사랑은 건강한 나무를 키우는 가장 기본적인 재료라고 생각합니다.

 

 


Q. 나무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직접 수목을 키우는 분들이 많아졌습니다. 이들이 나무병원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많을 텐데요. 나무병원 이용, 어떻게 해야 하나요?

주로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상담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담만으론 문제해결이 힘들 경우엔 직접 현장점검을 가기도 하는데요.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관련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민간위촉나무의사의 자문을 통해 진단을 내리기도 합니다. 직접 이곳으로 방문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도움이 필요하신 분은 한밭수목원, 또는 가까운 나무병원에 문의해 주시면 됩니다.